얼어붙은 선박 시장, 조선사 수주량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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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수출 효자’ 조선업계가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권으로 들어섰다. 지난달 세계 선박시장에서 발주가 급감하면서 조선사의 수주량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9월 선박 수주량은 39만CGT(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를 감안한 무게 단위)를 기록했다. 월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09년 10월(46만CGT)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의 충격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감돌면서 선박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6월 400만CGT에서 지난달에는 120만CGT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2009년 9월(66만CGT)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다만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 속에서도 경쟁국들에 비해선 선전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3분기 수주량은 247만CGT를 기록했다. 3분기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50%)을 수주한 것으로 중국(137만CGT), 일본(52만CGT)을 크게 앞지르는 성적이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과 드릴십(원유시추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거의 싹쓸이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경부 주영준 자동차조선과장은 “공급과잉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선박금융의 위축 등으로 해운·조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대형 조선사는 고부가가치 기술개발 확대, 중소 조선사는 선종 다각화로 발주량 감소 추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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