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끌어온 한·미 FTA … 미, MB 도착 다음날 끝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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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전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한 뒤 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워싱턴=안성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을 국빈 방문 중인 13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다. 12일 하원과 상원이 본회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올 1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지만 의회 합동연설은 하지 못했다.

 미국의 대아시아 외교는 이처럼 한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외교전문잡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정책의 미래는 아시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우리의 동맹은 훨씬 강해졌고, 보다 체계적으로 통합됐다”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들은 11일 한국을 다루는 세미나를 잇따라 열었다.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은 한미경제연구소(KEI)·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코리아소사이어티 합동 세미나에서 이 대통령이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13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게 된 배경을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오바마와 이 대통령의 친밀감이다. 2009년 11월 오바마가 취임한 뒤 첫 방한 당시 이 대통령이 솔직하고 현실적인 동맹을 역설해 호감을 샀다는 것이다. 둘째,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G20 정상회의, 핵 안보정상회의 등 정책 어젠다에서 공조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셋째가 오바마와 이 대통령이 수시로 통화하면서 북한 문제를 공유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이 대지진과 정치 불안으로 고전하고, 중국이 경쟁국가로 부상한 반면 상대적으로 한·미 공조는 더 탄탄해졌다는 점이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대사도 “중국의 도전과 일본의 침체 속에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에서 한국이 ‘중심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서 “한·미 FTA로 이제 우리가 미국보다도 넓은 경제 영토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회에서 한·미 FTA비준안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2일 라디오 연설에서 “우리 국회도 이달 내에 비준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FTA저지 결의대회에서 “미국에서 비준했다고 우리 국회에서 일방·강행처리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고정애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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