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W드라이브, 멀티미디어 콘텐츠 바람타고 인기

중앙일보

입력

국내 CD-RW(ReWritable)드라이브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D-RW드라이브의 판매량면에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기존의 CD-ROM드라이브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어 올해말을 고비로 48배속이나 52배속 CD-ROM드라이브가 CD-RW에게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재 시장규모가 가장 큰 미국 PC시장에서도 판매가격 800달러 이상급 PC에는 CD-RW나 DVD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판매되고 있어 CD-RW가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CD-RW는 CD-ROM이 읽기만 가능하고 CD-R(Recordable)이 한번만 쓰기가 가능한것이 비해 수백번 쓰고 지우는 것이 가능한 드라이브로 CD-RW 미디어 한장당 약 650Mb의 기억용량을 가지므로 플로피디스크의 약 550배, Zip드라이브의 3~4배의 기억용량을 가진다.

CD-RW가 국내 소매시장에 출시된 것은 4년전이지만 당시에는 판매가격이 높아 소수 마니아들에게만 데이터 백업용으로 판매가 됐을 뿐 대중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던 CD-RW의 판매가격이 98년부터 20~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PC사용에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CD를 ''굽는'' 일이 어렵지 않게 돼 관련업계는 국내시장이 올해 2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HP(휴렛팩커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CD-RW의 판매량이 250% 증가해 5월말 까지 모두 3만여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말까지는 5만대이상 판매될것으로 예상, 지난해에 비해 3배이상 CD-RW 시장이 성장할 것에 대비해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4월말 시장조사에 의하면 사용자층이 아직 두텁지 않지만 CD-RW의 가격이 소비자의 심리적 지지선인 20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있어 전망은 밝다"며 "현재 CD-RW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사진, 음악 솔루션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세진컴퓨터랜드도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올해 1.4분기에 판매한 CD-RW가 50%증가세를 보이며 올들어 5개월동안 판매한 CD-RW의 80%를 다음달 한달 동안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CD-RW를 번들로 장착한 PC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세진컴퓨터랜드의 경우 공급량 100%를 소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다음달에는 500대로 공급량을 늘일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체인지업''시리즈의 일부모델에 CD-RW를 번들로 장착해월 1천대정도를 판매했으나 올해부터 ''드림시스eX''시리즈에도 CD-RW를 기본사양으로공급해 월 3천~4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CD-RW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아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현재 CD-RW와 DVD를 결합한 콤보(Combo)까지 내놓고 있으나 이것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적어도 2년정도가 지나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CD-RW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은 CD-RW의 가격하락과 함께 동영상이나 음악파일등 기존의 기억매체로는 용량이 부족한 고급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과거 파워유저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CD-RW가 초고속 통신망과 인터넷의 발전에 힘입어 일반유저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자 이를 개인적 취향에 맞게 DIY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CD-RW시장이 완전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관련업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CD-RW의 인지도가 증가하고 CD-RW 미디어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이 ''빨간 마후라'', ''X양 비디오'', 영화 ''거짓말'' 등 성적인 이슈가 되는 동영상물이 공급된 시점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만큼국내에서는 아직 CD-RW용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내용이 다양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또 불법복제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플로피디스크를 저장매체로 사용할 때는 불법복제가 프로그램 개발자측과의 문제만 야기했었으나 CD-RW를 사용하면 영상, 음악, 사진등의 콘텐츠까지 빠른 속도로복제할 수 있어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가 감독, 작곡가 등 까지 미치게 돼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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