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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빚 4억 박원순 … 한 달 생활비 1500만원 어떻게 마련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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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11일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충정로2가 민주노총 서울본부를 방문해 조합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나라당은 1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집중공격을 퍼부었다. 박 후보가 막대한 채무를 안고 월세 250만원의 아파트에 살면서 생활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박 후보는 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자신의 부채는 5억8814만원으로, 예금 등을 빼면 3억7000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내용의 재산 내역을 밝혔다.

 ◆생활비 어떻게 충당하나=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 후보 정도의 빚을 지고 월세 250만원, 대출금 이자 294만원, 자녀 생활비 290만원에 두 대의 차량 유지비 등 생활비를 감안하면 한 달에 최소 1500만원은 써야 한다”며 “빚이 4억원에 가까운 사람이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고 말했다. <표 참조>

 부인 강모씨가 빌린 ‘사인 간의 채무’ 4억2000만원에 대해 박 후보는 “이자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빼면 매달 내야 할 이자는 86만원 수준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강연료와 인세 등의 수입이 있어 생활비 정도는 충당할 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후보의 딸은 장학재단으로부터 생활비조로 매달 21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인터뷰 등에서 생활비 충당에 대해 “부인(강모씨)이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보탰다”고 했다. 그러나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빌딩 3층에 있는 피앤피디자인 사무실의 문은 닫혀 있었다.

 ◆창녕 농지 담보로 대출받아=중앙일보 확인 결과 박 후보는 5월 13일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1173-8, 1173-22 두 필지의 농지(논, 합계 3415㎡)를 담보로 창녕 축협에서 5000만원(채권 최고액 6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박 후보는 7일 재산 공개 당시 이 대출금은 밝히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최근 “2008년 부인의 사업이 잘 안 돼 창녕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엔 해당 토지를 담보로 한 대출은 올해 5월 이전에는 없는 걸로 나와 있다. 박 후보 측은 “재산공개에서 누락된 이유는 기준 시점이 지난해 12월 말이기 때문”이라며 “2008년이라는 시점은 실무진이 잘못 알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딸 전과·유학 과정=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딸(28)이 서울대에 다녔을 때 전공을 바꾼 과정이 석연찮다고 주장한다. 박 후보의 딸은 2002년 서울대 디자인학부에 입학한 뒤 2006년 법학부로 옮겼다. 2002~2009년 법학부 전과생 308명 중 미술대학 출신으론 박 후보 딸이 유일하다. 서울대의 전과생 선발 기준은 ▶학업성적 ▶필기시험 ▶면접이다. 박 후보 딸은 전과하기 전까지 주로 교양과목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비교적 학점이 후한 과목 위주로 ‘학점관리’를 한 것 같다고 학교 측 관계자는 말했다. 서울대 법학부의 안경환·한인섭·조국 교수 등은 박 후보가 속했던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학자들이다. 서울대 측은 “면접에 참가한 교수들의 명단은 밝힐 수 없지만 전과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박 후보의 딸은 한스 빌스도르프 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올해 7월부터 스위스 제네바 아카데미 법학석사(LLM) 과정에 다니고 있다. 이 재단은 스위스의 시계 업체인 롤렉스 창업자(한스 빌스도르프)가 만들었다. 장학금 규모는 3만5000스위스프랑(약 5410만원)이다.

이철재·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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