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02월드컵을 빛낼 스타] 나카타 히데토시. 下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축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고 빈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단연 아시아 최고다. 특히 볼의 이동에 따라 상대편과 동료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담아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내는 데는 세계적인 기량을 갖췄다.

지난해 9월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서 벌어진 한일 올림픽축구대표 평가전은 나카타의 성장속도를 재확인시켜준 장(場)이었다.

2∼3명의 수비진을 달고 다니면서도 침착한 플레이로 80%이상의 패스성공률로 4-1완승을 일궈냈다. 나카타가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어린시절 브라질 유학을 통해 익힌 탄탄한 기초기술이 바탕이 됐다. 특히 “기본 기술이 한순간의 찬스를 만든다”는 강한 믿음으로 매 연습때마다 ‘생각하는 축구’를 염두하는 자기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관중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일관하는 섬뜩하리만큼 냉정한 그의 플레이는 이렇게 철저한 마인드콘트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축구 신기원 개척할 선두주자

나카타는 지난 1월14일 5년간 연봉 40억리라(약 26억4,000만원)에 AS로마로 이적하며 95년 J리그 벨마레 히라츠카에 입단한 이후 5년만에 연봉이 24배가 인상되는 기염을 토했다.

연봉외에도 100억리라(약66억원)의 초상권 계약, 일본국내 CF계약 등으로 올 한해 11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연소 올림픽대표, 국가대표였던 나카타는 지난해 야나기사와, 오노신지, 이치카와 등 나이지리아세계청소년대회 준우승 멤버들에게 최연소 기록을 넘겨줬다. 나카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나카타 시프트(축)’속에서 이들 신세대 주자들은 새천년 일본축구 백년대계의 완성작을 선보일 것으로 예고된다. 일본 축구팬들은 2002년 월드컵에서 일본이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믿음의 중심엔 나카타가 있다. 미우라가 93년 카타르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단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한국에 월드컵티켓을 뺏긴 비운의 세대였다면 나카타는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로 도약하겠다는 일본축구의 야심찬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상징이다. 앞으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일본 축구의 비상(飛翔)을 책임질 그의 행보를 눈여겨보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