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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자율고 탐방 <끝> 서울과학고

중앙일보

입력


1년생 박성진·황윤찬군이 말하는 서울과학고 입시 준비법

 “정확하고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수학·과학을 잘하는 공부 방법을 묻는 질문에 서울과학고 1학년 박성진·황윤찬군이 입을 모았다. 박군과 황군은 나이로 따지면 올해 중3에 해당된다. 중학교를 조기졸업하고 지난해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공부의 왕도”

 박군은 “학교 수업에 집중해 수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된 내용은 그날 복습으로 정리·보완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하면 “따로 시간을 내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학원 문턱에 한번도 들어선 적 없는 자신의 초·중학교시절을 얘기했다. 박군은 중1 때는 올림피아드같은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수학 실력을 다졌다. 우등생들과 경쟁하며 영재학교의 입시 수준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고 싶어 대회를 준비했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실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2로 진급하면 서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를 준비했다. 박군은 “수학 공부가 좋아서 수학 수업 비중이 많은 영재학교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며 진학동기를 말했다.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영재학교 입시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박군은 “다른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관성이 적다”고 잘라 말했다. “영재학교 입학 시험문제는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로 구성돼 있다”며 “수학 교과서에 제시된 원리만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대부분 직관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념·원리를 무시한 채 고난도 문제풀이 공부에 매달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군은 이 같은 수학 공부자세가 영재학교 입학 뒤에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했다. “영재학교 수업내용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해하면서 진도를 따라가기 벅차다”라며 “하지만 그 같은 수학공부 자세를 기르면 입학 후에도 뒷심을 발휘하는 바탕이 돼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영재학교 입학 전에 영어 실력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입학생들이 이공계열 성향이다 보니 언어 특히 영어 능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에 영어로 말하고 쓰는 과제가 많다”며 “입학한 뒤엔 영어 실력을 기를 시간이 부족한 데다 영어 실력 때문에 예상치못한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모르는 문제는 풀릴 때까지 매달려야”

 황군이 말하는 수학·과학 공부법이다. 황군은 “이해하지 못한 개념은 하루 종일 교사를 붙들고 물어보며 꼭 이해한 뒤에야 다음 학습진도를 나갔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로 중학교 교과 내용을 깊이 공부하면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도 선행학습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과 내용이 서로 연계돼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공부가 누적되면 뒷심을 크게 발휘한다는 의미다.

 황군은 영재학교 입학 문제가 꼭 선행을 해야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체 압력과 관련된 어떤 현상의 원인을 푸는 문제였는데 방정식 하나로만 간단하게풀 수 있었다”며 지난해 영재학교 입시를 치를 때 겪은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초·중학생 때 문제가 어려울 때마다 그냥 지나쳤다면 결코 풀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 학습동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군은 “물리 공부 재미에 빠져있던 중1 때 영재학교를 다니던 한 선배를 만나 영재학교 얘기를 듣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게 자극제가 돼 공부 의욕을 북돋웠다”고 말했다. 역할모델이 될 사람을 만나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게 황군의 조언이다.

 황군은 영재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자기관리능력과 체력”을 당부했다. “영재학교 교육과정은 등급제가 아닌 학점제여서 학생들끼리 시험점수를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목표와 계획 없이 남과의 시험경쟁 습관에 젖은 학생은 자칫 방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 수업 외에도 연구·논문·강연·봉사·연수 같은 활동이 많아 체력소모가 심하다”며 “입학 전에 공부를 지탱할 체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사진설명] 황윤찬(왼쪽)군과 박성진군이 서울과학고 실험실에서 전자현미경으로 생물 실험을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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