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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 길라잡이] 배당주, 고배당에만 집착 말고 미래 성장성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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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어느덧 서늘해진 공기에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증시 한파로 투자자 마음은 어느 때보다 시리다. 그렇다고 투자를 관두고 은행 예금으로 움직이자니 낮은 금리에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다.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수록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예금금리 수준 이상의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주 투자가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12월 말 기준으로 배당하는 기업이 대부분인 국내에서는 연말이 가까울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과거에는 연말 배당을 앞두고 11~12월에 배당주를 산 뒤 연초에 팔아 배당금을 챙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배당투자가 일반화되면서 투자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배당주는 이익이나 매출이 안정적인 기업이 많고 외부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작다. 6%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KT 같은 통신주와 맥쿼리인프라 같은 상장펀드가 대표적이다.

 배당실적이 우수한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 배당지수(KODI) 예상수익률은 지난달 말 현재 2.22%로 2009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4%가 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약 3개월 투자수익률로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연말에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현금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에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하지만 짭짤한 배당을 노린 배당투자가 때로는 큰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배당주는 현재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영업실적이 양호하지만 앞으로 회사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안정적 주식이 대부분인 까닭이다. 따라서 배당주는 주가지수가 올라갈 때 시장 주도주로 부각되기보다 소위 말하는 ‘무거운 주식’으로 소외받는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오랜 기간 소외감에 시달리다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다른 주식으로 바꿔 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기까지 오랫동안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배당주를 고를 때 단순히 현재의 주가 대비 배당금을 얼마나 주는지를 보여주는 배당수익률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익을 내고 높은 배당을 줄 수 있는 회사인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시적으로 높은 배당을 받아도 회사 전망이 좋지 않아 주가가 하락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배당주 투자는 좋은 주식 투자 방법 중 하나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우량 기업에 투자해 매년 현금(배당)을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연말이면 으레 하는 투자의 패턴으로, 또는 시장이 불안해 마땅히 살 만한 주식이 없어 하는 투자는 오히려 실망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배당주 투자는 긴 호흡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력을 갖고 투자해야 풍성한 과실을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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