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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칸첸중가 원정대 정상 등정

중앙일보

입력

'2000 한국 칸첸중가 원정대 엄홍길대장과 박무택 대원이 19일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이로써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의 해발 8,000m이상 고봉 14좌중 K2봉(해발 8,611m) 을 제외한 13좌 등정을 완수하는 개가를 올렸다.

원정대는 18일 오전 2시30분(이하 네팔시각·한국시각 오전 5시45분) 캠프Ⅳ(7,600m) 를 출발,정상공격에 나서 19일 오전 6시20분(한국시각 오전 9시35분) 해발 8,586m 정상에 올랐다.

인도원정대 5명과 함께 정상 공격에 나선 엄대장과 박대원은 캠프Ⅳ를 출발한지 16시간이 지난 18일 오후6시30분쯤 날이 어두워지고 체력소모가 심해 해발 8,320m지점에서 비박하고 19일 새벽 4시40분 다시 정상공격에 나서 1시간 40분만에 정상에 섰다.

탈진한 엄대장과 박대원은 영하 20도 이하의 혹한속에서 비박을 강행하는 등 악전고투를 벌였으나 불굴의 투지로 이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한편 인도원정대는 정상 바로 아래에서 등정을 포기,하산했다.

오는 9월 히말라야 고봉 14좌중 마지막으로 K2봉(해발 8,611m) 정상마저 오른다면 엄홍길 대장은 세계 등반사상 7번째로 완등자로 기록된다.

98년 현재까지 8,000m급 14개 봉우리를 모두 등정한 사람은 세계의 철인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쓰너(1986년 10월) 와 폴란드 영웅 예지 쿠크츠카(1987년 9월) 와 95년 가을 칸첸중가를 마지막으로 등정함으로써 14좌를 완등을 한 스위스 에라르 로레땅(1995년 10월) 그리고 최근(1996년 봄) 에 마나슬루를 등정해 위업을 달성한 멕시코의 카를로스 카르슬리오와 크리스토프 폴란드의 비엘리키 등이 올랐다.

그러나 이들 중 예지 쿠크츠카는 1989년 가을 로체 남벽 등반중 추락사해 현존하는 14좌 등정자는 모두 4명이다.

이밖에 1998년 현재 10개 이상의 8,000m급 봉우리를 오른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이중 7명은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하는 불운을 맞이했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가 4명으로 가장 많고 폴란드와 스위스 각 3명,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2명, 스페인 1명 순으로 되어있다. 메쓰너와 쿠크츠카 이래 10년 가까이 단절된 8,000m급 완등 레이스는 1995년 들어 새로 불붙기 시작했다.

아시아권에서는 80년대 일본인 오자키 타카시와 야마다 노보루 등이 명성을 날렸으나 두 사람 모두 10개봉을 넘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우리나라는 짧은 히말라야 등반 역사와 많은 산악인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77년 에베레스트(8,848m) 를 초등한 이후로 괄목할 만한 성과로 산악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 있다.

이중 엄홍길씨는 88년 에베레스트 등정 이후로 지난해 가셔브럼 1·2봉을 오름으로써 국내 및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8,000m급 10개좌를 등정했으나, 지난 98년 안나푸르나 등반에서 동료 셰르파를 구하려다 추락, 발목 골절의 부상을 입은채 등정을 포기해야만했다. 당시 엄홍길씨가 동료 셰르파를 구하려 눈앞에 보이는 정상을 포기하고 돌아선 소식이 알려지자 그는 그의 주변과 많은 등반가들로부터 올바른 산악인의 귀감으로 칭송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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