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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황 입체 진단] 국제수지 타격

중앙일보

입력

거시지표 가운데 가장 불안한 것이 바로 국제수지다. 최근 경상수지 악화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수입액이 급증,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올 들어 4월 말 현재 무역수지 흑자는 7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0억9천만달러)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에너지 등 원자재 수입증가율은 1년 전보다 58%나 늘어나 전체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설정한 올해 무역수지 흑자목표 1백20억달러는 원유도입단가(두바이산 기준)를 배럴당 연평균 21.5달러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4월 말 현재 평균 유가는 25달러를 넘어섰고, 이에 따른 무역수지 차질액만 1~4월 중 9억4천1백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평균 10억달러의 무역수지 감소요인이 발생한다. 유가는 비수기인 5월 들어서도 26달러대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무역수지 목표달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내년 이후에는 수입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다 주요 교역국의 통상장벽이 높아지면서 수출도 주춤해져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무역수지 악화는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공급을 축소시켜 환율을 끌어올리고,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게 된다.

차재윤 무역협회 전무는 "앞으로 달러 환율이 올라갈 경우 국제수지에는 더욱 큰 타격이 예상된다" 며 "사이버무역.신흥시장 개척 등 새로운 무역정책의 정립이 시급한 실정" 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좋으면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금리인상 등을 통한 총수요 조절 등의 근본적인 대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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