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 빌딩 '알짜'…6곳 임대수입 월 수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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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총리가 1990년대 초반 재산관리인 조창선씨의 이름으로 명의신탁해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서울 시내 부동산 6곳은 모두 노른자위 땅에 위치하고 있었다. 총 시가는 1백억원대에 이른다.

◇ 강남구 역삼동 708의26〓90년 8월 趙씨와 朴모씨(朴총리의 먼 친척), 張세술씨(朴총리 손아래 처남)등이 3분의1씩 투자해 매입한 뒤 96년 朴총리가 張씨 지분을 매입했고 99년 趙씨가 친척 朴씨 지분을 매입해 지금은 趙씨와 朴총리 공동 소유로 돼 있다.

시가 30억원의 땅에 95년부터 T카센터가 영업중이다. 임대료는 보증금 5천만원에 월 2백만원 가량이다.

趙씨는 기자에게 "임대료를 받아 매달 朴총리에게 보내고 있다" 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업자는 "땅이 朴총리 소유라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 이라며 "돈도 많은 거물 정치인이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고 왜 대리인을 내세우는지 모르겠다" 고 꼬집었다.

◇ 강남구 신사동 636의27〓91년 趙씨가 尹모.金모씨 등과 3분의1씩 투자해 매입한 뒤 96년 朴총리가 趙씨 지분을 매입했으며 97년 12월 朴총리의 장남(34)이 모든 지분을 사들였다. 5층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다. 1~4층까지 유아복판매점.카페.광고회사 등이 임대해 들어와 있다.

시가는 12억원 정도이며, 전체 건물 임대료는 월 5백만~6백만원 가량이다. 임차인들 모두 빌딩 실소유자가 朴총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한 임차인은 "40대 여자가 빌딩 주인 행세를 하며 매달 한두차례 찾아오곤 한다" 고 전했다.

◇ 중구 오장동 139의1, 2〓지하 2층.지상 10층짜리 경일 주차빌딩이 들어서 있으며, 趙씨와 朴총리의 공동 소유로 돼있다. 8층 관리사무실에 趙씨가 매일 오전 9시면 체어맨을 타고 출근, 하루종일 머물며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때 평당 2천만원까지 했으나 지금은 1천5백만원 정도. 대지 1백50평에 건평 1천1백74평으로 시가가 40억원에 이른다. 직원 金모(42)씨는 "한달 주차수입이 1천여만원 밖에 안돼 인건비.관리비를 제하면 적자 상태" 라고 말했다.

◇ 중구 오장동 44의9, 10〓중부시장 안에 있는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상가 건물. 趙씨의 누나와 張세준씨(朴총리의 손위 처남)가 76년 매입했다가 張씨 지분은 趙씨를 거쳐 96년 朴총리에게로 넘어갔다. 시가 15억원 가량에 임대료는 월 1천만원 정도다.

◇ 중구 을지로3가 296의1〓85년 趙씨와 朴총리의 부인 장옥자씨가 함께 매입했다가 88년 趙씨가 張씨 지분을 모두 넘겨받은 뒤 90년 金모씨에게 팔았다. 대지 29평에 현재 시가는 7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회사원 金모(43)씨는 "朴총리가 문민정부때 일본으로 쫓겨가 13평짜리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산다고 들었는데 빌딩 임대료만 월 수천만원씩 받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고 말했다.

정용환.전진배.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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