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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준 지동원, 새 직장 적응 잘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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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동원(20·선덜랜드·사진)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공격 포인트도 벌써 두 개다. 이대로라면 주전 도약이 멀지 않아 보인다.

 지동원은 27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2011~201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지난 11일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두 경기 만의 공격 포인트 추가다.

 후반 22분 세바스티안 라르손 대신 투입된 지동원은 0-2로 뒤진 후반 41분 키어런 리처드슨의 골을 도왔다.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크레이그 가드너의 패스를 받은 지동원은 깔끔한 왼발 원터치 패스로 리처드슨에게 공을 전달했다. 지동원의 넓은 시야와 패스 감각이 돋보였다. 선덜랜드의 패싱 플레이를 완전히 익힌 모습이었다. 무인지경에서 공을 잡은 리처드슨은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강한 왼발 대각선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선덜랜드는 더 이상 골을 뽑지 못하고 1-2로 졌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은 지난 8월 “지동원은 미래를 바라보고 데려온 선수”라고 했다. 1년 동안은 주전으로 뛰기 힘들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공격진의 붕괴와 지동원의 빠른 적응력이 브루스 감독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평소 후반 10분을 남겨놓고 지동원을 투입하던 브루스 감독이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중반 지동원 카드를 꺼낸 장면은 큰 의미가 있다.

 선덜랜드는 올 시즌 여섯 경기에서 일곱 골에 그치고 있다. 득점 선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9골)가 혼자 넣은 골보다 적다. 지난 시즌 10골을 넣은 주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가나)이 알아인(UAE)으로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주전 투톱인 스테판 세세뇽(베냉)과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는 아직 골맛을 보지 못했다. 선덜랜드 공격수 4총사(세세뇽·벤트너·지동원·위컴) 중 득점포를 가동한 선수는 지동원뿐이다.

 또 지동원은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이타적인 패싱 플레이로 동료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노리치시티와의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 골키퍼와 충돌할 수 있는데도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투지를 보였다.

 선덜랜드는 다음달 1일 웨스트 브로미치를 홈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로 불러들여 7라운드를 치른다. 웨스트 브로미치는 19위(1승1무4패·승점4)의 약체. 시즌 개막 후 1승(2무3패·14위)에 그친 브루스 감독이 홈 팬들 앞에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지동원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도 매우 크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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