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 계열사수 줄이고 독립경영 체제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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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그룹은 매각.합병.분사 등을 통해 현재 12개인 계열사 수를 3개로 줄이고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 세계적인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KPMG와 계약을 하고 KPMG에 계열사 매각 및 외자유치 등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했다.

새한그룹 주력사인 ㈜새한 최정덕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을 구조조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고 말했다.

그는 "이영자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회장급 전문경영인을 공개채용을 통해 영입해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면 이재관(李회장의 장남)부회장도 이사회 멤버로만 남을 것" 이라며 "오너가 경영에서 손떼는 정확한 시기를 밝힐 수는 없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崔대표는 "KPMG가 적지 않은 자금 유입을 전제로 구조조정 계약을 했으며, KPMG가 새한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성하는 구조조정기금에 동원증권 등이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새한의 일부 사업부문 매각에 따른 손실과 구조조정 비용으로 적자가 많이 나 시중에 악성 루머가 나돌았으나 유동성 위기는 전혀 없다" 면서 "재무상태를 볼 때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 이유가 없으며 고려한 적도 없다" 고 강조했다.

崔대표는 또 "계열사 지분과 자산매각을 통해 4천9백여억원의 재원을 조달해 지난해 말 2백44%인 그룹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1백29%로 낮추겠다" 면서 "앞으로 필터.2차전지.환경사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 고 말했다.

한편 이재관 부회장은 그룹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사재출연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崔대표는 "지금까지는 검토한 바 없다" 고 말했다.

새한 관계자는 "李부회장이 아직 최종 결심을 못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새한은 또 전 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해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경영 분위기를 쇄신하고, 본사를 경북 경산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새한은 공덕동 본사(4백억원 상당)와 역삼동 사옥(1백35억원)은 이미 매매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경산공장 부지.울산 상가.경기도 기흥 부지 등 8곳의 부동산(5천5백91억원 상당)을 더 팔아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주력인 섬유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새한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 2조1천억원.부채 1조5천억원.자본금 5천9백억원의 회사로 지난해 5백54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부채비율은 2백57%였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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