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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싣고 달리는 유럽 버스투어

중앙일보

입력

직장인들의 휴가는 떠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기엔 너무나 짧은 1주일에 불과하다.

올들어 경기가 풀리면서 조금은 두둑해진 월급봉투를 손에 넣고 유럽 어느 도시의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해 봄직도 한데, 그래도 문제는 시간과 돈이다.

이럴때 제격인 것이 식기와 침구를 모두 갖춘 전세 버스를 이용한 유럽 캠핑장 투어다.

목적지를 정확히 이어주는 버스의 기동성과 캠핑장의 저렴한 숙박비용은 아무래도 기차 여행이 따라갈 수 없다.

7박8일 일정을 잡는다면 프랑스 파리~스위스 융프라우~독일 하이델베르크 코스를 권할 만하다.

오후 7쯤 출발하므로 사실상 일주일 코스다.

루브르 박물관.노틀담 성당.에펠탑 등 도시 전체가 유적지인 파리에서 이국 정서를 만끽하며 하룻밤을 보낸후 만년설이 덮인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4천1백58m)로 향한다.

시원스레 뚫린 유럽의 고속도로를 달리며, 야간 열차로 이동할 때 놓치는 창밖의 풍경들을 보면 여행의 참맛이 느껴진다.

차창 밖에 끝없이 펼쳐지는 들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그지없고 노란 유채꽃밭 사이로 드리워진 목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염소떼를 만나는 일도 정겹다.

유럽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을 마셔보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다.

여기에 이동 중간에 거치는 스위스 호수도시 루체른과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된 노이슈반슈타인(백조의 성)이 있는 독일 퓌센에 2~3시간 가량 들러 자신의 족적을 남기는 것도 추억이 된다.

"어차피 이 짧은 여정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훗날 다시 이곳을 찾아올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유쾌한 일" 이라는 게 경험자들의 설명.

버스 투어의 장점은 전세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짐과 안전에 걱정이 없다는 것. 한국에서 식료품을 준비해 캠핑장에서 일행과 함께 요리를 하다보면 절로 대학시절의 MT가 생각난다.

현지에서 고기를 조달해 바비큐를 해먹는 맛도 일품.

한국의 캠핑장을 떠올리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유럽은 레저와 여행의 본고장인만큼 캠핑장 시설이 훌륭하다.

뜨거운 물이 철철 나오는 샤워장과 조리시설이 국내의 웬만한 콘도에 견줄 만하다.

특히 융프라우 입구의 산간마을 라우터부르넨과 독일 하이델베르크 인근에 있는 캠핑장 등은 모두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아침에 기지개를 켜며 들이마시는 새벽 공기는 도시 생활에 찌든 이들에게 더없는 상쾌함을 준다.

이밖에도 스위스 산간 철도를 타고 융프라우요흐역(驛)에 오르는 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학생감옥을 둘러보고 대학광장에서 흑맥주 1천㏄를 마셔보는 일도 모두 추억거리가 된다.

시간은 짧지만 여정은 긴 코스라 강인한 체력이 필수다. 또 볼거리와 자연 친화적 캠핑에 충실해 쇼핑은 짬을 내 할 수 밖에 없다. 돈 들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하다.

상품 가격은 7박8일에 1백19만원. 성수기인 7월과 8월에는 20만원쯤 오른다.

문의 배재항공. 02-733-3313.

루체른.하이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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