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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민·한정희등 팝 연주 새길 열어

중앙일보

입력

'국내엔 탁월한 팝뮤직 아티스트가 없다?'

얼마전만 해도 음악계에서 별다른 이의없이 받아들여져 온 이 정설이 이제는 깨지게 될 것 같다.

대니 정과 김광민.한정희 등이 선보인 음반은 국내 음반에 대해 무심했던 음악팬들을 끌어들일 만큼 남다른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첫 정규 데뷔 앨범(대니 정), 혹은 묻힐 뻔 했다가 다시 빛을 보게 된 이들 음반(김광민.한정희)은 앞으로 나올 국내 연주음반에 길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니 정 '메이크 어 위시'

지난해 3월 국내에서 싱글 앨범을 처음 선보인 대니 정은 최근 정규 1집 앨범을 내놓았다.

그는 올해 스물 네살. 두살 때 목회활동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자랐으며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뮤직 비즈니스' 를 전공했다.

'메이크 어 위시' 는 첫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깊은 색소폰 소리로 로맨틱하고 역동적인 연주를 펼쳐내는 솜씨가 단연 귀를 사로잡는다.

싱글 앨범의 완성도에 힘입어 지난 2월 미국의 너바르(Navarre)레코드사와 계약을 체결, 오는 6월 20일 미국 과 캐나다에 음반을 선 보일 예정.

너바르사와의 계약은 대니의 싱글 앨범을 들어본 미국 음반사 관계자가 한국에 이메일을 보내오는 등 적극적으로 협상을 추진해 이뤄졌다고 한다.

마시실린 엔터테인먼크 프로모션 회사와의 계약까지 체결한 대니 정은 이번 앨범으로 오는 7월 국내 최초로 빌보드 '톱 40 어덜트 컨템포러리' 랭크에도 도전한다.

수록곡 대부분은 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인 샘 퍼킨의 작품. 베이스 기타리스트 네이턴 이스트를 비롯, 폴 잭슨 주니어(기타).존 로빈슨(드럼).돈 그루신(키보드).필립 잉그램(보컬) 등 미국에서 명성이 높은 아티스트들이 음반작업에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김광민 2집 '섀도우 오브 더 문'

1999년 발표한 김광민의 세번째 앨범 '보내지 못한 편지' 는 이미 판매량이 10만장을 넘었다.

3집 음반의 인기에 힘입어 일부 소수 음악팬으로부터 입소문이 퍼졌으나 절판돼 음반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2집 음반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 음반의 특징은 재즈적 색채와 뉴에이지의 선율의 조화. 하지만 김광민의 1, 3집에 비하면 재즈적인 색깔이 더 짙다.

'안나' 와 '젓가락' 등이 재즈적인 요소로 리듬감을 풍부하게 살려낸 곡이라면, '순결' '달그림자' 등은 피아노 선율에 마음을 맡겨 명상을 하면 좋을 듯한 뉴에이지의 분위기다.

이번 앨범을 통해 김광민은 국내에서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팝 피아니스트로 자리를 굳힐 듯 하다.

▶한정희 '푸른 자전거'

97년 발매됐던 피아노 소품집으로 작곡가 신동일이 곡을 쓰고 한정희가 연주했다.

신씨와 한씨는 서울대 음대 출신. 그러나 이 음반에 실린 곡들은 정통 클래식 형식에서 벗어난 뉴에이지 스타일로 제목처럼 어린 시절의 꿈에 대한 서정적 이미지를 그리는 주제가 잘 살아있다.

첫 곡 '나의 오래된 꿈하나' 만 들어보아도 '국내에도 이런 음반이 있구나' 하는 반가움을 느낄 만하다.

맑은 빗방울 소리처럼 발랄한 선율이 동요처럼 순수하고 소박한 감성을 자극한다.

다섯째곡으로 실린 '꿈꾸는 푸른 자전거' 는 유려하고 자유분방한 선율을 들려준다.

97년 선보이고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음반은 이성강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우산' 의 삽입곡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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