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기 개념을 익히려면 같은 활동을 아이에게 다르게 표현하며 하는 것이 좋다.‘사과 3개가 있었는데 수민이가 1개를 먹어버렸다면 남은 사과는 몇 개일까?’‘수민이는 사과를 5개 가지고 있고 엄마는 3개 가지고 있다면 누가 몇 개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걸까?’처럼 여러 방식으로 질문을 던져 본다. 이러한 질문과 대답, 활동을 통해 아이는 빼기 개념이 ‘덜어내고 나머지를 세는 것’과 ‘누가 얼마나 더 많은지를 구하는 것’ 두 가지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 문장제 문제가 아무리 잡하게 나와도 해결할 수 있다.
빼기는 더하기에 비하면 유아에게는 어려운 개념이다. 더하기는 모아서 세거나 이어서 세면 되는데, 빼기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빼기도 더하기와 마찬가지로 개념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빼기의 가장 쉬운 개념은 ‘덜어내고 나머지를 세는 것’이다. 사과 3개가 있었는데 수민이가 1개를 먹어버렸다면 남은 사과는 몇 개인가? 사과를 놓고 직접 활동을 하면 아이는 금방 남은 사과가 2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물이 힘들다면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고기 4마리가 있는 어항에서 1 마리를 덜어내면 남아 있는 물고기는 모두 몇 마리인가? 여기서 4-1=3 이라는 수식까지 익혀야 할 필요는 없다. 구체물로 비슷한 활동을 충분히 한 후에 가르쳐줘도 된다. 그림으로 설명을 하면서식을 보여주기를 반복한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수식까지 익히겠지만 빼기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이처럼 누가 가져갔거나, 먹어 버렸거나, 없어졌거나 해서 남아 있는 것을 세는 것이 빼기의 첫 번째 개념이다. 그런데 유아가 이해하기에 조금 버거운 개념이 ‘누가 얼마나 더 많은지를 구하는 것’도 빼기라는 사실이다. ‘수민이는 새우를 5개 가지고 있고, 예진이는 4개 가지고 있다면 누가 얼마나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유형의 문제는 초등 1학년 수학 교과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의외로 이해를 못 하는 아이들이 많다. 엄마가 “5에서 4를 빼면 되잖아”라고 말하면 문제를 푸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결정적 힌트를 엄마가 준 셈이지 아이가 터득하고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구체물 활동으로 개념을 정확히 이해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유아가 ‘누가 얼마나 더 많은지를 구하는’빼기 개념을 가장 쉽게 습득하는 길은 ‘하나하나 짝지어 보기’를 통해서다. 일대일 대응이라고도 하는데, 수민이 새우 하나, 예진이 새우 하나, 수민이 새우 두 개, 예진이 새우 두 개…로 하나씩 짝지어 보면 남는 것이 있다. 남는 쪽이 더 많은 쪽이고, 남는 개수가 둘의‘차’, 즉 빼기의 답이다.
빼기 개념이 ‘덜어내고 나머지를 세는 것’과 ‘누가 얼마나 더 많은지를 구하는 것’두 가지라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면 문장제 문제가 변형돼 출제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빼기 개념을 잘 이해하고, 구체물로 5보다 작은 수의 빼기를 많이 연습했다면, 5보다 큰 수의 빼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5보다 큰 수의 빼기를 연습할 때는 5의 보수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7에서 4를 뺄 때 그냥 7에서 4를 덜어내고 남은 것을 세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5에서 4를 빼고 그 나머지 1을 남아 있는 2와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처음에는 어렵고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게 된다. 그래서 새로 개정된 초등 교과서에서는 5의 보수를 이용한 다양한 빼기를 연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아 때부터 5의 보수를 이용해 계산하는 연습을 한다면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백석윤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교수로 재직 중이며 초등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하고 좋아하게 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이수출판 ‘맛있는 개념수학 동화 사탕수수’www.yisubook.co.kr
<글=김이수 (이수출판 대표이사) 자문="백석윤"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