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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중앙일보

입력

어제의 적들이 다시 만났다.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는 서부지구의 LA 레이커스와 피닉스 선스 팀간의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팀의 경기는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팀들이 다시 맡붙고 있다.

특히 인디애나 페이서스 팀의 경우는 작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밀워키 벅스 팀과 2라운드에선 필라델피아 76ers 팀과 경기를 했는데 올해에도 같은 상황이다.

서부지구의 유타 재즈 팀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팀도 작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났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흥미를 자아내고 관심이 가는 경기는 마이애미 히트 팀과 뉴욕 닉스 팀의 경기다. 두팀은 올해를 포함 최근 2년간 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첬다. 오죽했으면 작년, 재작년의 경기에서는 선수들간에 난투극이 벌어젔다.

마이애미의 경우 작년에 1번시드를 받고 8번 시드의 뉴욕에게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기에 이번 플레이오프에 그 복수(?)를 해야할 처지다.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전에 끝난 3차전 경기에선 마이애미가 뉴욕에게 77대 76 한점 차이로 승리 했다.

마이애미 팀으로선 시리즈 승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과연 무엇이 두팀을 라이벌로 만들었을까?

두팀의 경기를 보면 수비 vs 수비 , 알론조 모닝 (마이애미 히트) vs 래리 존슨 (뉴욕 닉스), 외곽슛 대결. 이 세가지가 치열한 접전을 가능케 한 요인이다.

1)수비 vs 수비

현재 마이애미의 감독으로 있는 팻 라일리 씨는 히트 팀에 오기전에 뉴욕 닉스 팀의 감독으로 있었다.

당시 그는 뉴욕 팀의 팀 컬러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팀의 감독 척 데일리 씨가 즐겨쓰던 압박 수비를 더 발전 시킨 형태 (이 때 리그에서는 닉스 팀의 수비를 질식 수비라 불렀다.) 로 바꾸었다.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재미 없다. 뉴욕 닉스 팀의 경기는 농구가 아닌 레슬링이다.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 전 까지 허약한 수비력을 자랑(?)했던 닉스 팀을 리그 최고의 수비팀으로 만드는데 라일리 감독의 공은 매우 컸다.

물론 당시의 닉스 팀에는 찰스 오클리 , 앤소니 메이슨 , 존 스탁스 등 수비 좋고 블루 워커 타입의 선수들이 주를 이루었다.
지금의 닉스 팀에는 이러한 선수들은 없지만 라일리 감독과 히트 팀은 최근의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뉴욕 닉스 팀의 수비벽에 가로 막혔다.

라일리 감독으로선 결국 자기자신이 가르친 수비에 무너진 셈이다.

2)알론조 모닝 vs 래리 존슨

선수들간의 난투극의 중심에는 이 선수들이 있다.

재작년과 작년 플레이오프때를 기억하면 두 선수 모두 난투극을 벌였다. 한 때 같은 팀 (샬롯 호네츠) 에서 팀 동료로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두 선수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두 선수의 라이벌 의식은 현 소속팀인 뉴욕과 마이애미 팀이 라이벌 관계에 있어서 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다른 이유는 두 선수의 첫번째 소속팀인 샬롯 호네츠 팀에서 시작됬다.

래리존슨 선수는 1991년 신인 드레프트 전체 1위로 입단.알론조 모닝 선수는 199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위로 입단. 두 선수는 1992~93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강호 보스턴 셀틱스 팀을 누르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창단된지 얼마 안된 신생팀이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당시 보스턴 팀의 주전 레지 루이스 선수가 샬롯과의 경기 도중 쓰러저 나머지 경기에 불참했고 (그는 그 뒤 6월에 심장 질환으로 결국 사망 했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가 한 원인으로 작용 했지만 호네츠 팀의 선전에는 두 선수의 공이 컸다.

샬롯 호네츠 팀은 당시 리그 최강팀이었던 시카고 불스에 비교되면서 21세기에 제2의 불스 팀이 될거라는 평가가 내려젔다.
팀의 전망도 무척 밣았다.

그러나 다음 시즌 래리 존슨 선수가 등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가드 켄달 길 선수의 이적 등 팀은 침체기를 걸었다.

존슨 선수의 부상 복귀 후 팀은 다시 살아나는 듯 했으나 두 선수의 사이는 결국 돈이 갈라놓았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래리 존슨 선수를 팀이 잡기 위해 엄청난 액수의 재계약 금액을 지불했고 상대적으로 팀의 셀러리캡에는 여유가 없었다.

또 팀은 팀의 `the man'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었다. 선택된 선수는 바로 래리 존슨 선수 였다. 이런 상황에 알론조 모닝 선수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팀에 반발했다.결국 두 선수의 자존심 싸움에 팀은 모닝 선수를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했다.

모닝 선수는 트레이드 후 마이애미 히트 팀의 간판 센터로 활약 했다. 존슨 선수는 호네츠 팀이 모닝 선수를 버리면서 까지 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 하기를 바랬으나 계속되는 부상과 함께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96년 시즌 뉴욕의 앤소니 메이슨 선수와 맞트레이드 되어 뉴욕 닉스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됬다. 래리 존슨 선수는 원래 파워 포워드 포지션에서 뛰던 선수다. 부상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기는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닉스 팀이 히트 팀을 꺽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두팀 아니 두 선수는 난투극을 벌일 것 인가?

3)외곽슛 대결

뉴욕 닉스 - 앨런 휴스턴 , 라트렐 스프리웰 , 래리 존슨
마이애미 히트 - 댄 멀리 , 자말 매쉬번 , 브루스 보웬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뉴욕의 포워드 마커스 캠비 선수의 활약에 마이애미 팀이 농락을 당했다.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양 팀의 중장거리 슛에 의해 승부가 결정날 상황이 예상된다. 위의 선수들 모두 3점슛을 비롯 중 장거리 슛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다.

마이애미 히트 팀으로선 부상이후 슛 감각을 회복 못하고 있는 보션 레너드 선수의 공백이 아쉽기만 하다.

뉴욕 닉스 팀으로선 작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때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승산이 있다.

이번에도 결국 두팀은 피할 수 없는 승부의 세계에서 만나게 됬다. 늘 우승후보의 하나로 꼽히면서 시카고 불스의 벽에 막히고 그 불스팀이 더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았을 때는 뉴욕 닉스 팀에게 덜미를 잡힌 마이애미 팀.

이번에도 그 벽을 부수지 못할 것인가? 아니면 닉스 팀이 그 벽을 더욱 단단히 할 것인가?

위에 열거한 이유도 있지만 두팀은 동부, 서부 지구를 통털어 현재 리그내의 최고의 라이벌 팀에는 틀림없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 들어 가장 치열한 승부를 펼칠 두팀의 경기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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