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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고생하는 맏며느리, 막내 며느리와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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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민단체 출신 이석연·박원순, 같은 날 출사표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의 시민운동가 출신 인사가 같은 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1일 보수진영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이석연 변호사(왼쪽 사진 오른쪽)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 재단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진보진영 후보 박원순 변호사(오른쪽 사진)가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김형수·김도훈 기자]


박원순 변호사가 21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듬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시민은 고객이 아니라 주인이고, 시민이 시장”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권 꿈이 커가는 지난 10년 동안 시민들의 꿈과 희망은 오히려 축소되고 실종됐다”며 “과잉으로 정치화된 서울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의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10년이 돼야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이 바로 서 있고 소박하고 검소해도 안전한 도시로서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한강운하 폐기, 전시성 토건예산 삭감, SH공사 개혁, 일자리 문제 해결,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등 5대 정책을 발표했다.

 박 변호사가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도 그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천정배·박영선·추미애·신계륜 후보(이상 기호순)는 이날 SBS TV토론에서 시민단체 출신으로 검증되지 않은 박 변호사의 문제를 지적했다. 천 후보는 “박원순 변호사는 좋은 분이지만 제가 좀 자존심이 상했다”며 “시민운동 하면 폼 나고 민주당의 옷을 입으면 죄인가. 앞으로 민주당의 활력과 열정을 끌어내지 못하면 누가 후보가 돼도 당선이 힘들다”고 했다.

 박 후보는 “박 변호사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있게 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과정에 있었느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면서 ‘무임승차(無賃乘車)론’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박 변호사는 정치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고, 좋은 일을 하면서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는데, 재벌 기업이 선의로 후원을 한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지도 짚어봐야 한다”고도 했다.

 추 후보 역시 “아무리 잘해도 칭찬 못 듣고 그릇을 씻다가 깰 수 있는 종갓집 며느리(추 후보)는 갓 시집와 화장 곱게 하고 부모님 용돈 주는 막내 며느리(박 변호사)와는 다르다”며 “정당은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약속을 하고 심판도 받지만 시민단체는 이런 과정이 생략돼 있는데 시민단체를 이끌었다고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박 변호사는 (민주당에) 들어와 같이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직접 서울시를 맡아서 운영하는 것과 밖에서 관망하고 비판하는 것은 다르다”며 “서울시장 업무를 하려면 정당과 협력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전문 정치인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와 민주당 경선(25일)의 승자는 단일화 승부를 남겨 놓고 있다. 현재 정당에 비해 조직 동원력이 떨어지는 박 변호사 측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 등록 마감일(10월 6, 7일)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참여 경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참여 경선을 하려면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데만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선거인단을 모집해야 국민참여경선을 할 수 있는데 아직 민주당 경선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글=강기헌·김경진 기자
사진=김형수·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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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1956년

[現] 민주당 국회의원(제18대)

1958년

[現]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前]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제17대)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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