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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8월 일자리 49만 개 증가 … 7년 만에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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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서프라이즈를 넘은 빅(big) 서프라이즈다.”

 8월의 ‘일자리 훈풍’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44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만 명이 늘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10만 명가량 많다. 수치만 본다면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경기는 불안한 와중에 그나마 고용이 버팀목인 셈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은 2010년 5월(58만6000명)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5월 수치는 전년에 취업자가 크게 줄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덕이 컸다. 그러니 지난달 증가폭은 사실상 2004년 9월(50만8000명) 이후 최대다.

 청년층(15~29세) 취업도 모처럼 크게 늘어나 고용률(41.3%)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1년 새 청년층 인구는 12만4000명 줄었지만 취업자 수는 4만 명 늘었다.

 고용의 질도 나아지고 있다. 상용직 취업자는 지난달 55만9000명이 늘며 호조를 이어갔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9만1000명(-1.8%), 일용근로자는 6000명(-0.3%)이 줄었다.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61.2%다. 지난달에는 특히 지금까지 일자리가 크게 줄었던 부문들이 선전했다.

꾸준히 줄던 자영업자 수는 200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5만3000명)했다. 건설·음식숙박업·교육서비스 부문도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던 이런 부문에서 일자리 감소세가 둔화되고 자영업 등에서 재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프라이즈’의 내용을 뜯어보면 반갑다고만 할 수 없는 국민의 ‘고단한 삶’도 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수석연구위원은 “좋은 직장을 찾으려 취업을 늦추던 20대들이 높은 등록금 탓에 구직기간을 줄이고, 자녀 학비 마련이 고민인 50대 여성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모습도 관찰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8월은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이후 글로벌 재정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체감경기도 악화하고 있어 고용이 ‘나홀로 질주’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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