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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유타 재즈, 희망은 남아있나

중앙일보

입력

해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해왔던 유타 재즈.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교과서 수준'에 이른 칼 멀론-잔 스탁튼의 콤비 플레이에 힘입어 줄곧 우승 후보 0순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은 최대의 적이 나타났으니, 바로 '젊음'이었다. 적어도 정규시즌에선 재즈 선수들은 그들이 얼마나 늙었는 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누가 멀론을 30대아저씨로 보겠는가 ?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얘기가 틀렸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서 쌔크라멘토 킹스에게 밀려 벼랑 끝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던 재즈는 올해 역시 1라운드서 난적 시애틀 수퍼 쏘닉스를 만나 5차전까지 가는 힘겨운 접전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만난 상대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이들 역시 베테랑팀으로 소문나있는 팀이지만 재즈와는 많은 면에서 그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첫째는 블레이저스의 자랑인 벤치 멤버들. 주전 못지 않은 벤치 멤버들의 활약은 지친 재즈팀의 한계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대목이었다. 2차전 3쿼터서 데틀리프 슈림프와 그렉 앤또니는 19점을 합작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재즈가 3쿼터에 넣은 총 득점은 19점이었고, 팀의 주축인 스카티 피픈은 평소 기량의 반도 발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레이저스는 여유있게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재즈는 부상을 당한 멀론이 침묵하자 팀을 구해낼 선수가 없었다. 이들은 어쩌면 샌든 앤더슨을 놓친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둘째는 신장의 차이. 마크 이튼 이후 그렇다 할 센터 없이 10년을 보낸 재즈는 올해 들어서 비로소 강하고 젊고 빠른 센터가 얼마나 필요한 지 느꼈을 지도 모른다. 하킴 올라주원의 휴스턴 라키츠도, 트윈 타워의 샌앤토니오 스퍼스의 벽도 넘어본 적이 있는 이들은 '젊고 빠른' 골밑 선수들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오죽하면 시리즈의 변수로 여겨졌던 아비더스 사보니스에게 까지 밀릴까..

이 문제는 센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데이먼 스터더마이어를 제외하면 주전 멤버들의 신장은 블레이저스가 앞선다. 특히 스몰포워드까지 소화해낼 수 있는 스티브 스미스를 상대할 때면 더더욱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줄곧 높은 야투 성공률과 노련한 게임 운영을 밑천으로 삼아왔던 잔 스탁튼 마저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2차전 4쿼터 막판 로우즈 가든은 "Beat L.A! Beat L.A.!"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찼으며,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이미 <포틀랜드 vs la>라는 이번 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에 쏠려 있는 것 같았다.

1,2차전서 재즈는 평균 80점에 묶였다. 또한 1,2차전 통틀어 이들이 게임을 리드한 시간은 겨우 3분 28초. 제리 슬로언 감독은 경기 후 "내가 봤던 상대팀들 중 가장 견고하게 잘 짜여진 조직"이라면서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블레이저스의 수비 역시 재즈에게 있어선 넘을 수 없었던 벽이었다. 이들은 총 31개의 실책을 범했으며, 24개의 3점슛 중 18개를 놓쳤다. 또한 스틸은 20번이나 당했다.

재즈의 빅 쓰리 (Big 3)는 어떠한가 ? 1라운드 1차전서 50점을 퍼부었던 멀론은 겨우 17.5 점에 그치고 있으며 스탁튼과 호너섹의 1,2차전 총 득점은 28점에 그쳤다.

NBA 역사상 2-0으로 리드당하다가 시리즈를 뒤집은 팀은 겨우 7팀. 3-0으로 리드당하다 시리즈를 뒤집은 팀은 아직 단 한 팀도 없다. 그렇기에 내일있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 3차전은 더더욱 중요할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다시 얘기가 나오겠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멀론-스탁튼 콤비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아마 마지막일 것이다.

이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3,4차전이 치러질 델타 센터는 재즈가 정규시즌서 31승 10패를 거두었던 무적의 홈코트. 이곳에서 플레이오프 동안 블레이저스는 3승 10패를 기록했다.

과연 이들은 블레이저스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 3차전은 내일 델타 센터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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