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안 긴장·군비 경쟁…동남아 '신 화약고'

중앙일보

입력

동남아 각국들의 군사적인 갈등관계가 심상치 않다. 우선 중국 양안(兩岸)간 긴장이 남다르다.

오는 20일 열릴 대만 총통취임식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쟁훈련이 대만해협 양쪽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태국.필리핀.베트남.인도 등 전통적으로 중국과 갈등관계인 국가들도 미국.일본과 손잡고 잇따라 합동군사훈련을 계획 중이다. 중국의 남진 저지가 공동 목표다.

영국의 제인연감이 10일 발표한 전투함 연감 2000~2001은 동남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이 역대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국가간 지역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지역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비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 양안 긴장〓중국군은 7일 '충다오(瓊島)4호' 라는 암호명으로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10만 병력을 동원해 20일간에 걸친 대규모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전략 탄도미사일에 최신예 전폭기까지 대거 동원했으며 15개 공수여단이 투입훈련을 벌였다.
대만침공 훈련인 셈이다.

후베이(湖北)성 샤오간(孝感)의 육군 제15보병대,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의 제12군, 푸젠(福建)성 롄청(連城)의 제19전투비행대대와 동해함대도 10일 대만과 마주보는 푸젠성 앞바다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대만은 10일 남부 가오슝(高雄)지역을 중심으로 육.해.공군 5만명을 동원해 해방군 상륙저지 훈련에 돌입했다.

◇ 합동 군사훈련〓미군과 태국군은 9일 태국 남부에서 '코브라골드' 훈련을 시작했다.

18년 전부터 실시해온 것이지만 이번엔 싱가포르가 처음 참가했고, 말레이시아.필리핀.호주 등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도 심상찮다.

일본은 최근 싱가포르를 군사항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협약을 한 데 이어 인도.베트남과 함께 오는 10월 이전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

표면적으론 지역 안보와 해적 소탕을 내세웠지만 관측통들은 중국의 남진과 팽창정책 저지가 진짜 속셈이라고 분석한다.

이들 세 나라는 국경분쟁.영유권 다툼 등으로 오랫동안 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의 오첼 소장은 "미.일 양국을 축으로 한 동남아 지역의 합동군사훈련은 기본적으로 중국을 적국으로 상정한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고 설명했다.

◇ 군사비 급증〓 제인 전투함 연감은 "인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군사비를 증액하는 등 이 지역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 지적했다.

미 국방분석가인 리처드 샤프 해군대령은 제인연감 서문에서 "중국이 대만에 집착하고 남진정책을 펴는 것이 동남아 긴장의 주요 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 분리주의〓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이슬람교도,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기독교도, 불교국가인 태국의 이슬람교도 등 상당수 지역에서 극단적인 분리독립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들도 지역안보를 흔들고 군비강화를 부추기는 요소로 분석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