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시정모니터 요원 제도 개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8월 22일 열린 시정모니터 요원 위촉식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이 이영근 요원에게 위촉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아산시 제공]

#1. 주부 김숙자(46·아산 온천동)씨는 요즘 자신이 시청 게시판을 통해 제보한 부분이 바뀌어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아산시민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며 역사 주변 옛 홍보물 교체, 쓰레기 처리개선 등을 제안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2. 최문호(63·아산 음봉면)씨는 13년째 시민 모니터 요원 활동을 하고 있다. 택시 기사이기 때문에 도로 파손, 신호등 고장 등 교통 관련 사항이 관심사안이다. 최씨는 “지난 12년간 모니터 요원 활동에 아쉬움을 느꼈는데 이번에는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시청 담당자도 적극적으로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아산시가 새로운 방식으로 ‘시정 모니터 요원’을 선발했다. 1995년부터 시행해왔던 이 제도는 아산시 17개 읍·면·동에서 5명 이상씩을 추천 받았다. 지난해에도 88명이 시정 모니터 요원으로 위촉됐다. 하지만 모니터 요원들의 활동은 저조했다.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라 주위의 추천에 못 이겨 이름만 올려놓는 사람들이 많았다. 활동기간 단 한 건의 제보를 하지 않은 요원도 있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는 이번 신규 모니터 요원을 자발적 참여자 60명으로 구성했다. 지난달 22일 위촉식 이후 하루 평균 6건 이상의 제보가 시청 담당자에게 들어올 만큼 활발히 활동 중이다.

주부가 33명으로 가장 적극적

아산시 ‘시정 모니터 요원’은 남성 20명, 여성 40명으로 구성됐다. 요원들 중 주부가 33명으로 가장 많으며, 농업인, 자영업자, 운수업자, 언론인 등 여러 직업군에서 참여했다. 활동기간은 2년이며 6개월마다 평가해 활동이 저조한 모니터 요원은 교체할 예정이다.

 시는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는 기존 요원선발 제도를 보완하고 지난해 12월 모집 공고를 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고를 보고 34명이 자발적으로 신청했다. 기존 88명의 모니터 요원에게도 개별적으로 전화 연락을 취했다. 12명이 모니터 요원 활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주관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 요원이 아산시에도 60여 명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직접 모임 장소에 찾아갔다. ‘아산시 시정 모니터 요원’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14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자발적인 참여로 모인 요원들이기 때문에 위촉 직후부터 활발한 활동이 이뤄졌다.

제안사항 진행 정도 알려줘야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활동도 하고 있지만 그것에 비해 해결되지 않는 사항이 많다. 현재 활동 중인 한 모니터 요원은 “제보를 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보 내용을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어떠한 과정인지 알려주면 좋겠다”며 “그래야 모니터 활동을 할 마음이 더욱 생긴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모니터 요원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요원은 “현재 시정 모니터 요원 활동이 진정 시와 주민을 위한 활동인지 단순한 전시 행정인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모니터 요원으로서 꾸준히 문제 사항을 제보해 시의 행동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시정 모니터 요원들의 제보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해 불편한 점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교육, 인센티브 방안도

아산시는 꾸준한 모니터 요원 교육과 인센티브 방안을 구축해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6개월 마다 시민 모니터 요원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해 교육 할 예정이다. 현재 모니터 요원 활동은 사소한 ‘주민 생활 불편 사항’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행정 아이디어는 ‘주제가 있는 가로등 설치 필요’, ‘장애인 주차구역 무인 자동 알림 시스템 도입’ 2건 뿐이다.

 이재성(46) 자치행정과 담당은 “본래 시민 모니터 요원 활동의 취지는 생활 불편 사항 해결을 포함해 시 전반에 대한 제도적 개선, 행정 아이디어 제시, 소외계층 도움 같은 역할”이라며 “교육을 통해 요원들의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산시는 시정 모니터 요원의 활동을 독려하고자 인센티브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 담당은 “타 부서와 상의해 다각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조영민 기자, 조한대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