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침체장세 활용 코스닥 종목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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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침체장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상당수 종목들은 여전히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종목들은 외국인 지분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들은 침체장세를 통해 활발하게 종목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매수종목 상당수 여전히 보유〓외국인들은 연중 코스닥시장 순매수 누계가 가장 많았던 지난 3월 29일(1조5천4백17억원)대비, 최근(5월 4일 기준)까지 1% 이상 보유종목의 지분을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본지가 8일 증권전산을 통해 외국인지분이 1% 이상인 종목으로서 외국인지분 규모 상위 80개 종목의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으로 80개 중 거의 절반인 39개 종목은 지분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동특.에이스테크놀로지 등 20개 종목은 오히려 지분이 늘어나 외국인들은 침체장을 활용해 이 종목들을 값싸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특은 외국인 직접투자 결과라는 점에서 제외한다고 해도 에이스테크놀로지.하나로통신.프로칩스.새롬기술 등 상당수 종목들은 지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 어떤 종목들이 버림받았나〓80개 종목 중 41개 종목은 최근 장세 침체에 따라 외국인들이 과감하게 손절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인터넷.정보통신 관련 업체는 주가가 크게 내렸는 데도 지분을 대폭 털어내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휴대폰 제조업체인 세원텔레콤으로 비교기간 중 지분이 8.5%에서 2.05%로 낮아졌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처음(2.91%.3월 29일)부터 별로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지분이 거의 정리(0.92%)됐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장미디어인터렉티브도 인터넷 바이러스시장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지분(3.65%→0. 55%)이 줄어 외국인들로부터 매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 외국인들 매도행진 계속되나〓외국인들의 매수 규모는 지난 3월 29일 이후 5월 4일까지 19%(2천8백97억원) 줄어들었다.

거래일 기준 25일만의 일이므로 하루에 1백억원씩 팔아치운 셈인데 주가가 낮더라도 팔 종목은 손해를 보며 판 대신 사들일 종목을 싸게 입맛대로 매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은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미국 증시에 힘입어 코스닥시장이 재차 반등을 시도할 때를 대비해 지속적인 종목교체를 진행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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