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 충격 벗어나며 거래소·코스닥 시장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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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등인가, 회복국면 진입을 위한 시동걸기인가' .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8일 함께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지난달 현대투신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온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됐다는 게 가장 큰 호재로 꼽힌다.

다만 하반기로 예정된 채권시가평가제를 앞두고 자금이 단기 부동화하고 있는 데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물량부담도 만만치 않아 상당기간은 일정범위 안에서 등락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시장분위기 안정〓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래소시장에서 큰 폭의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 좋은 조짐으로 풀이된다.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수로 돌아선 것은 미국시장이 금리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이라며 "대부분 악재가 시장에 이미 반영된 만큼 외국인의 안정적 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고 설명했다.

徐팀장은 "지난달 지수가 두차례 폭락할 때 악성매물이 대거 정리돼 지수가 웬만큼 떨어져도 더 이상 쏟아져 나올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도 시장분위기를 안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 덧붙였다.

◇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남은 변수〓투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심리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구조조정 일정이나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악재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채권시가평가를 앞두고 시중자금이 단기 부동화하고 있어 이 돈의 향방이 장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구조조정의 칼날이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SK투자신탁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채권시가평가를 전후해 또 한차례 자금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며 "하반기 증시는 이 돈의 향방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의 경우에는 5월에만 10조원 안팎의 물량이 쏟아져 나와 이 물량의 소화가 장세 회복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장기투자 관점 필요〓시장분위기가 안정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돌발변수들이 잠재돼 있는 만큼 단기 뇌동매매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며 "따라서 단기 매매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평가된 우량주를 찾는 것이 안전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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