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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Park, Field, Stadium?

중앙일보

입력

Park, Field, Stadium?

메이저리그의 각 구장들 명칭을 보면 의문점이 있다. 일례로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Stadium),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퍼시픽 벨 파크(Park), 휴스턴의 엔론 필드(Field) 등 모두 야구장임에는 틀림없으나 왜 이름 뒤에 ‘스타디움’, ‘파크’, ‘필드’로 구분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홈구장을 살펴보면 ‘파크’가 7개, ‘필드’가 8개, ‘스타디움’이 11개, ‘돔’이 2개, ‘야드’와 ‘콜로세움’이 각각 1개씩 분포해 있다. 전체적으로 ‘파크’, ‘필드’, ‘스타디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어 풀이도 모두 야구장인데 그렇다면 같은 야구장을 갖고 각기 다른 단어를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5월초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가 열린 동대문구장에 10여개의 메이저리그 팀 스카우트들이 유망주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시카고 컵스의 리온 리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몬티 크렉 스카우터에게 그 궁금증을 물었다.

먼저 몬티씨는 ‘파크’나 ‘필드’, ‘스타디움’ 모두 야구장을 뜻하는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어 리씨의 대답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모두 야구장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옛날에는 그라운드(폴로 그라운드:샌프란시스코의 전신 뉴욕 자이언츠의 홈구장) 등이 많이 쓰이다가 시대가 흐르면서 구장의 용도나 모양새에 따라 스타디움, 파크, 필드 등으로 바뀐 것 같다 ”리씨의 대답에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뒤 생각을 곰곰이 해봤다. 그리곤 나름대로 정리를 해봤다.

먼저 ‘필드’와 ‘파크’의 경우는 대체로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구장 재건축과 맞물리면서 많아졌다. 특징은 거의 야구전용이며 테마파크 형식이었다. 중요한 또 다른 점은 예전에도 ‘필드’가 많았듯이 클래식스타일의 복고풍이라는 것. 그래서 뉴클래식풍 구장이라고 한다.

2000년에 개장한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 앞서 언급한 퍼시픽 벨 파크, 엔론 필드 등은 야구장으로서 갖춰야 할 조건 이상을 만족시키면서 옛 냄새를 풍긴다. 특히 텍사스의 볼파크와 볼티모어의 캠덴 야드는 벽돌을 주재료로 사용해 옛구장의 모습을 띠고 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재개발에서도 스타디움이 필드로 바뀐 곳도 있다. 원래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홈구장은 애너하임 스타디움. 미식축구 등 다목적 구장이었는데 지금은 테마파크의 형식을 빌면서 에디슨 인터내셔날 필드로 바뀌었다.

‘스타디움’은 50년대부터 시작돼 60년대 후반부터 많이 늘었다.(양키 스타디움은 그 이전)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먼저 모양새. 대부분의 스타디움이 재떨이 모양이다. ‘넘버 3 ’영화에서 나오는 크리스탈 류의 재떨이다. 또 다른 특징은 11개 스타디움 가운데 9개가 야구뿐만 아니라 미식축구 경기 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구장들이라는 것이다. (양키, 쉐이, 부쉬 메모리얼 스타디움은 한때 미식축구 경기가 열렸던 곳들이다)

마지막으로 ‘돔’과 ‘야드’ 등이 있는데 돔은 알다시피 실내 구장이고 유일한 야드는 필드나 파크와 별차이가 없다. 특히 돔구장은 현재 4개가 남아 있는데 시끄러운 소음과 인조잔디로 인해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탬파베이의 트로피카나 파크는 ‘돔’이면서 파크라고 표기해 여기서 제외)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개폐식돔인데 1089년 토론토의 스카이돔이 생긴 이래 시애틀의 세이페코 필드와 엔론 필드 등이 천연잔디와 함께 지붕이 열고 닫히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유야 어쨌든 이런 사실들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부럽기만 하다. 구장들마다 제각기 개성을 살리면서 명칭을 달리한다는 점이 그렇다. 대부분의 국내 야구 선수들이 시급히 고쳐야 할 국내 야구 환경으로 지방 구장들의 낙후된 시설을 꼽았는데 우리에게도 메이저리그와 같은 멋진 구장들이 빨리 건축되기를 바란다.

※ 이종률 - 現 SBS스포츠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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