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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모터쇼에 독립 공간을 마련한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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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독일 오펠이 13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2인승 전기컨셉트카 ‘오펠 락e’다. 모터사이클과 닮았는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뒷좌석 아래 장착돼 있다.


1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막한 ‘2011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에는 완성차 메이커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부품업체들도 대거 참가해 신제품·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IT 업체로 알려진 IBM도 처음으로 모터쇼에 참가해 자동차 부품업체들 사이 한편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 회사가 모터쇼에 참가한 이유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지능형 교통망 서비스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80% 이상은 차량에 각종 텔레매틱스(telematics·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서비스) 시스템을 내장한 프로그램을 장착하고 있다. 차 안에서 인터넷을 통해 각종 도로 상황, 주차장 위치, 주유소 위치 등을 한번에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프랑스 시트로앵이 선보인 컨셉트 박스카 ‘투빅’. 실내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수소연료전지 컨셉트카인 ‘F125’. 0.79㎏의 수소로 100㎞를 달릴 수 있다.

독일 BMW가 무대에 올린 전기 컨셉트카 i8. ‘i’ 시리즈는 BMW의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다. i8은 연비가 51㎞/L.

 IBM은 또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 40여 업체들과 ‘배터리 500’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IBM은 이를 통해 유럽연합이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EU’s Green eMotion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IT 기술 없이는 자동차의 미래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 산업에 정보통신 기술의 역할은 전에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선 IT 기술을 접목하려는 트렌드가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BMW는 해치백 모델인 ‘뉴1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시스템인 RTTI(Real-Time Traffic Information)를 소개했다. 운전자들은 ‘커넥티 드라이브’ 기능을 이용해 5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을 수 있다. BMW 관계자는 “운전자는 막히는 길을 피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F125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연결해 각종 정보 및 오락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역시 올 4월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손잡고 총 1200만 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요타는 2015년까지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 포드는 소니·MS·퀄컴과, 벤츠는 도이치텔레콤과 협력해 텔레매틱스 개발에 뛰어드는 등 주요 자동차업체와 IT·이통사 간 연합전선 구축은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글로벌 카메이커들이 IT 회사와 힘을 합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차량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관련 유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차량 판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료절약형 모델 등 친환경 차량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컨설팅업체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이동거리가 제한돼 있는 전기차의 경우 연료 소모에 따라 운행이 정지될 수 있는 운전자의 불안감(range anxiety) 해소 등을 위해 충전소 위치 검색 및 차량 충전의 원격제어가 가능한 텔레매틱스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IT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도 “세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규모가 2008년 380억 달러에서 2012년까지 54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크푸르트=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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