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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혈투는 시작됐다." 닉스-히트 4년 연속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올해 플레이오프는 그 여느때보다 주목해볼 만한 점들이 많다.

하지만 그 주목해볼만한 점들이 좋은 것이라기 보다는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첫 번째는 선수들의 부상이다. 팀 던컨, 그랜트 힐, 제이슨 키드, 팀 하더웨이등 팀내 핵심 멤버가 한 두명씩 부상으로 결장한 덕분에 이번 플레이오프는 "진정한 맞대결"로 보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두 번째는 루즈한 스케쥴이다. 방송사의 이익 보호를 위해 선수나 구단, 혹은 팬들의 의견에 상관없이 무려 2주일에 걸쳐 치러지는 1라운드 시리즈는 보는 이들이나 농구를 하는 이들 모두에게 지루함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그와중에도 팬들을 기대하게 하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숙적' 마이애미 히트와 뉴욕 닉스간의 리턴매치이다. 4시즌째 맞대결을 펼치는 이들은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알고 있다. 또한 그 어느 시리즈보다 치열했으며, 보기 드문 장면들이 자주 연출되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5차전에서 8번 시드로 PO에 진출한 닉스가 앨런 휴스턴의 마지막 슛으로 1번 시드인 히트를 꺾는 역사가 창조되기도 했다.

이틀전 다크호스 터론토 랩터스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한 닉스는 3년 연속 라이벌 히트를 꺾기 위해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보통 팀들과는 달리 이들은 히트의 주전 포인트 가드 팀 하더웨이가 하루 빨리 복귀하길 원하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승부"를 위해서이다. 러트렐 스프리웰은 이에 대해 "마이애미-뉴욕전은 올해도 대단히 치열할 것이다. 나는 어떠한 고통도 다 이겨낼 자신이 있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팻 라일리 감독의 말에 따르면 하더웨이의 복귀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 시리즈는 오는 일요일 (미국시간) 개막된다.

하더웨이는 히트가 그랜트 힐이 빠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상대로 여유있게 시리즈를 제압할 동안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닉스전만큼은 반드시 뛸 것이다. 난 닉스를 싫어한다."라고 말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설욕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닉스도 만만치 않았다. 제프 밴 건디 감독은 "그가 나오든 안나오든 우린 그들을 이길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말하며 벌써부터 시리즈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시즌 시리즈 전적은 히트가 3승 1패로 월등히 앞서있다. 한번은 하더웨이가 버져비터를 터뜨려 연장접전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올리기도 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살펴보면 이들은 단 한번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다. 혹자의 말을 빌리면 농구 코트위의 WWF라고나 할까. 잦은 다툼으로 양팀의 핵심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에 결장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앨런 휴스턴은 이에 대해 "이제는 플레이오프에서 히트와 붙지않으면 어색할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닉스에선 휴스턴, 래리 잔슨, 패트릭 유잉, 크리스 차일즈, 찰리 워드등이 매년 히트와의 시리즈를 치렀으며, 히트에선 얼란조 모닝, P.J 브라운, 댄 말리, 하더웨이, 바샨 레너드가 매시즌 닉스와 혈투를 벌였다.

하지만 양팀에선 코트위에선 서로 으르렁거리지만 코트 밖에선 둘도 없는 친구 사이들인 선수들이 많다. LJ와 모닝은 샬럿 호네츠 시절 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했으며, 유잉과 모닝은 조지타운 대학 선후배사이이다. 휴스턴과 하더웨이는 지난 여름 푸에르토리코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토너먼트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또한 밴 건디의 동생인 스텐은 라일리의 부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코트위에선 이러한 관계는 통하지 않는다. "프로의 자세로 싸운다." 휴스턴의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대변해준다.

한편 매년 심각한 다툼이 일어나다보니 양팀 감독들도 선수들로 하여금 신경을 자극하는 발언이나 이슈 따윈 자제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미 닉스-히트와의 시리즈가 결정나자마자 각 언론들은 이를 앞다투어 화제거리로 올려 놓고 있는데, 특히 언론의 힘이 세기로 소문난 뉴욕은 타블로이트 판 신문까지 앞다투어 이들의 라이벌 관계를 부각시키고 있다.

올해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까 ? 어쩌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 될 지도 모른다. 양팀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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