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연예계 잠정 은퇴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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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과소납부로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강호동씨가 9일 서울 도화동 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예계생활을 잠정 은퇴하겠다”고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 MC’ 강호동(41·사진)씨가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강씨는 9일 오후 6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은 정장을 입고 온 그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강씨는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젊어서 씨름을 했고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천하장사까지 오를 수 있었다”며 “연예인이 되어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속에 많은 프로그램의 MC 자리를 맡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그런 제가 여러분들의 사랑에 실망을 드렸다. 세금 문제는 이유를 막론하고 철저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강씨는 또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TV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드려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 어찌 뻔뻔하게 TV에 나와 얼굴을 내밀고 떠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이 시간 이후로 연예계를 잠정 은퇴하려고 한다”며 “자숙의 기간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 천천히 제 자신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제작진과 상의한 뒤 하차 시기를 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세청은 “강호동씨가 소득을 축소해 탈세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씨는 “충실히 추징금을 납부하겠으며 앞으로 법 절차에 따라 국민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강호동 퇴출 서명 운동’이 벌어지는 등 비난이 심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씨는 KBS ‘1박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강심장’ 등에 출연하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라서 당혹스럽고, 현재 제작진이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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