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지자들과 무당파(無黨派)층의 선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중앙일보가 8일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다. 대선 예비주자 8명을 놓고 벌인 조사에서 안 원장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기타 야당 지지자들 및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은 무당파층에서 1위 (민주당 지지자의 25.8%,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44.6%, 기타 야당 지지자의 44.3%, 무당파의 28.8%)로 떠올랐다.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한때 전체 지지율 2위로 부상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은 지지율이 한 자릿수(문 이사장 7.7%, 손 대표 5.1%)로 떨어지며 3~4위로 밀렸다.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 가운데 56.4%는 박근혜 전 대표를 선택했다. 안 원장을 택한 이들은 6.8%뿐이었다. ‘안철수 돌풍’ 속에 박 전 대표의 지지층만 흔들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4일 중앙일보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층의 30.9%가 안 원장을 지지했었다. 당시와 달리 이번은 박 전 대표를 포함해 실시한 전 국민 여론조사라는 점,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응징 당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반(反)한나라당 선언’을 한 것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와 안 원장 간의 대결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 내 승부(박 전 대표 46.6% 대 안 원장 46.3%)였으나 박 전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당 손학규 대표 간의 대결은 박 전 대표가 앞섰다(박 전 대표 57.9% 대 문 이사장 31.3%, 박 전 대표 60.2% 대 손 대표 28.8%).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양자 대결을 벌였을 때 박 전 대표는 수도권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안 원장보다 강세였다.
대전·충청에선 박 전 대표 57.9% 대 안 원장 34.5%, 강원·제주는 박 전 대표 53.7% 대 안 원장 44.2%, 대구·경북은 박 전 대표 60.5% 대 안 원장 34.7%로 조사됐다. 안 원장은 고향인 부산·경남 지역에선 15%포인트(박 전 대표 55.9% 대 안 원장 40.5%) 정도 박 전 대표에게 뒤졌다. 그러나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 안 원장은 박 전 대표보다 다소 지지율이 높았다. 서울(안 원장 54.4% 대 박 전 대표 41.2%), 인천·경기(안 원장 47.3% 대 박 전 대표 43.6%) 등이었다. 광주·전남북(60.1% 대 22.7%)에선 박 전 대표를 4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