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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칩, 논란거리였던 ID 추적 기술 폐기한다

중앙일보

입력

인텔이 펜티엄 III 칩에 ID 추적 기술을 내장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ID 추적기술은 이제 폐기처분된다. 인텔은 논란거리였던 프로세서 ID 기술을 차세대 PC 프로세서와 향후 프로세서에서는 없애버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사생활 침해 기술을 놓고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과 벌여왔던 1년간의 싸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지난 27일 인텔 대변인 조오지 알프스(George Alfs)는 올해 초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차기 프로세서에서도 칩 ID를 계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프스는 디지털 서명 기술의 출현이 칩 ID 기술의 필요성을 무마시켰다고 말했다.

1년 전쯤 ZDNet 뉴스에 처음 보도된 것처럼, 펜티엄 III 프로세서에 칩 ID를 넣는다는 사실이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과의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켰다.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이 기술이 인터넷 사용자들을 추적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었다.

원래 인텔은 PC 제조업체에게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세서 ID를 부착해서 기기들을 출하하라고 요구할 의도였지만, 그 기능을 사용하거나 안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에게 유틸리티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중에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그러한 해결책에 만족하지 않았고, 정책 분석가들은 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요구했다.

프라이버시를 지지하는 정크버스터즈(Junkbusters Corp.)의 제이슨 캘렛 사장은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불매운동이 지속됐을 것이다. 칩ID가 운영체제, 브라우저, 전자상거래 사이트라는 먹이 연쇄에 파고드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불매운동이 아마도 일어날 뻔했던 칩ID 확산을 상당수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텔측은 이번 결정에 결정적 요인이 됐던 것은 프라이버시 논쟁보다는 디지털서명 기술 쪽이었다고 밝혔다. 알프스는 "디지털 서명 기술은 굉장히 빨리 발전했다. 우리가 프로세서 제품 번호를 가지고 하려했던 많은 기능들을 디지털 서명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전자상거래, 안전한 네트워크 관리, 안전한 전자메일 송수신 등을 위해 소비자들의 신원을 밝히는데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시큐리티 전문가들과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그 칩이 결코 그러한 시큐리티 기능을 부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페인 인터넷 시큐리티(Counterpane Internet Security Inc.)의 브루스 슈나이더 사장은 ZDNet 컬럼에서 "불행하게도 이 칩은 그러한 시큐리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썼다. "만약 원격지 웹사이트가 프로세서 ID를 묻는다면 그 때 받는 숫자가 진짜 ID인지 가짜 ID인지를 식별할 방법이 없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인텔은 시큐리티 기능을 부가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인텔 마더보드 칩셋에는 무작위 숫자 생성 프로그램이 있어서 PC상의 소프트웨어 암호화를 강화시켜준다. 알프스는 그런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불매운동을 바라지는 말아야 한다. 프라이버시 지지자들은 더 강력한 암호화를 원할 뿐이다.

Robert Lemos, ZDNe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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