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BA] 랩터스, 잘 싸웠다 !!!

중앙일보

입력

토론토 랩터스 선수들은 아마 "Big L"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적시 적소에 터진 래리 잔슨의 치명적인 3점슛 한 방으로 랩터스는 87-80으로 뉴욕 닉스에게 패하며 19,996명이 운집한 에어 캐나다 센터 앞에서 "플레이오프 탈락" 이라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이로서 반 년 간에 걸친 꿈만 같던 랩터스의 비행도 막을 내렸다. 이제는 다음 비행을 준비해야 할 차례이다. 시즌 내내 "초인"이라는 별명과 함께 리그에 돌풍을 몰고 왔던 빈스 카터는 정규시즌에서 보였던 스타의 면모 대신 '경험 없고 잔뜩 긴장한' 루키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그는 시리즈 종료 후 "이제 그냥 앉아서 지켜보는 일만 남은 것 같다. 누가이기든 상관없다."라고 말하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카터는 또한 "여전히 마음이 쓰리다. 게임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터, 힘을 내라고 !!!

아직 어린 그에게는 기회가 많다.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마이클 조던도 우승을 하는데 7년이 걸렸다 하지 않는가 ? 리그 MVP 후보인 섀킬 오닐 역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를 떠들석 하게 했음에도 불구, 언제나 플레이오프에선 시리즈를 싹쓸이 (sweep)당하며 물러나야 했다. 아쉽지만 이번 시리즈는 "경험"을 쌓는데 만족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한편 이번 시리즈는 개인적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도 있었다. 바로 '내분'이었다. 이는 젊은 팀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었다. 올랜도 매직도 그랬다. 브라이언 힐 감독은 젊은 스타들을 이끌고 NBA 파이널까지 올라갔으나 'The Dream' 하킴 올라주원이 이끌었던 휴스턴 라키츠에 열세를 보이며 무너졌다. 당시 여론과 선수들은 "패배 원인 중에는 감독의 기량 미숙도 있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도 선수들, 특히 덕 크리스티는 부치 카터 감독에 대해 "팀 승리에 신경 써야 할 때에 그는 다른 일을 끌어 들여 분위기를 흐트려 놓았다."라며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시리즈 탈락 후 "슬프다는 표현보다는 쪽팔린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카터 감독은 시리즈 개막에 앞서 자신을 비난한 닉스 포워드 마커스 캠비를 상대로 명예훼손죄로 소송을 건 바 있다. 카터 감독의 행방은 아직 불확실한 상태. 비록 시즌 중에 계약을 연장하긴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선수들 사이에서 그의 신임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랩터스측에선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cnnsi 의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카터 감독이 해임될 것이다."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자, 이제 랩터스는 기나긴 오프 시즌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들에게 있어 이번 오프 시즌은 팀의 10년을 좌우하게 될 지도 모를 정도로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번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다크호스' 라는 수식어를 떼야 할 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의 재계약이다. 항상 'the man'이 되고 싶다고
말해온 T-MAC은 유력한 MIP 후보로 손꼽히며, 여러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PO에서 카터가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더더욱 돋보였던 그는 현재 올랜도 매직, 시카고 불스등이 노리고 있다.

두 번째는 자유 계약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랩터스에겐 포인트가드가 필요하다.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포인트가드 자리는 유난히 작아보였다. 물론 먹시 보욱스가 출전해서 일 수 도 있겠지만 가뜩이나 경험부족으로 게임 리딩에 있어 고전했던 이들은 제대로된 PG 한 명없이 '트윈 테러'와 'Big L'을 상대해야 했다.

때에 따라선 덕 크리스티를 잃는 위험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T-MAC을 버릴 생각은 하지 말라. 그는 카터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젊은이이다.

세 번째는 카터가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다. 빈스 카터, 부치 카터 감독 모두 말이다.

두 카터의 활약은 분명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가능성을 볼 때 지금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역사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절대 실망해선 안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 "경험"을 최고의 재산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1라운드는 끝났다. 랩터스의 말많고 화려했던 시즌도 끝났다. 이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 지 정말 기대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리고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

정말 잘싸웠다.

[저작권자: 인터뉴스( http://iccsports.com )]
[기사 사용 허가 문의: editor@iccsports.com ]
[인터뉴스의 허가 없이 무단전재 및 기사 발췌를 하실 수 없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