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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골프연습장· 이글루 … 9가지 테마 휴게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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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에는 모두 169개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다. 이 중에서 특이한 시설과 놀거리 등을 갖춘 휴게소 14곳을 테마 휴게소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 14개 테마 휴게소 중에서 고속도로 노선에 따라 9곳을 골라 소개한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부산 방면) 휴게소 안 미술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새롭게 마련된 하이숍. 그동안 판치던 불법 노점들을 없애고 만든 잡화점이다.

휴게소 안에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휴게소를 바라봤을 때 가장 왼쪽에 ‘화가와 그림이야기’라고 적혀 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미술관이다. 지금은 서양화가 이상철씨의 ‘목(木)과 화(畵)의 조화전’이 열리고 있다. “장시간 운전하느라 고생한 귀성객의 정신적인 피로감을 덜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 이 화백의 말이다. 현재 전시된 작품은 50여 점. 보통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지만 이 화백은 옛날 문짝 등에 도화지를 붙여 그림을 그려 익숙하고 정감이 넘친다. 미술관 안쪽에는 그의 작업실도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서울 톨게이트 기점 230㎞.

경산휴게소(서울 방면) 휴게소 안 문화재

휴게소 안에 신라 고분군 20여 기가 있다. 휴게소 확장공사를 하다 발굴된 것을 복원해 놓았다. 휴게소 출구 쪽에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면 고분군이 잘 꾸며져 있다. 경주에 있는 큰 무덤이라고 생각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왕릉이 아니라 고대 지방 소국의 유력자 무덤이어서 봉분이 작다. 고분군 중앙에 봉분 내부와 출토된 유물 모형을 전시해 놨다. 고분군 사이로 산책을 할 수 있으며 벤치에서 쉴 수도 있다. 아래쪽에는 놀이터도 있다. 부산 톨게이트 기점 115㎞.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순천 방면) 소원을 비는 휴게소

휴게소 입구 쪽에 아담한 인공연못과 폭포를 만들어 놓았다. 연못 중간에 돌로 만든 솟대가 세워져 있고 그 밑에 행운·사랑이라고 적힌 장독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행운이 찾아오고 사랑이 이뤄진다고 한다. 연못 오른쪽에 잉어 먹이를 줄 수 있는 곳도 있다. 엄마와 아이들이 연못 주위에서 놀고 있을 때 아빠들은 옆에 있는 지압길을 걸으면 좋다. 길이는 10m 남짓하지만 한 번 걷기만 해도 잠이 확 달아난다. 논산 톨게이트 기점 29㎞.

정읍휴게소(순천 방면) 이글루가 있어요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에 가면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차를 볼 수 있다.


졸음운전을 확실히 쫓는 휴게소다. 실내 온도 영하 12.5도의 이글루가 있다. 워낙 추워 졸음 따위는 순식간에 달아난다. 이글루 안에서는 10초를 견디기 힘들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한다. 오랫동안 문을 열어 놓으면 얼음이 녹아 물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시로 잠가 놓는다. 그 물이 완전히 얼면 다시 열어 주는데 그 시간 맞추는 건 전적으로 운이다. 휴게소 입구 쪽에 솔숲공원도 잘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조각 작품과 해먹, 흔들의자 등이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다. 생뚱맞게도 탱크 한 대가 전시돼 있는데 월남전에 참전한 전차란다. 논산 톨게이트 기점 67㎞.

#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춘천 방면) 국보 모시고 있는 휴게소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에서 볼 수 있는 국보 제198호 단양 적성비.


휴게소 뒷산에 국보 198호 단양 적성비를 모시고 있다. 산비탈을 10분쯤 올라가면 나온다. 휴게소 출구 쪽에 있는 중앙고속도로 건설탑에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적성이 먼저 보인다. 원래는 둘레가 900m쯤 됐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부분 무너지고 일부만 남아 있다. 적성비는 거기서 5분쯤 더 올라가야 나온다. 비각 안에 있는데 신라 진흥왕 때 세워져 비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비각에서 내려다보면 휴게소 전경뿐 아니라 멀리 뱀꼬리처럼 꾸불꾸불한 충주호 끝자락도 한눈에 들어온다. 북대구 톨게이트 기점 149㎞.

#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부산·순천 방향) 휴게소 뒤 백사장

순천·부산 방면으로 휴게소가 따로 있지만 육교로 이어져 있다. 부산 방면 휴게소 왼쪽 끝으로 돌아가면 휴게소 뒤편에 철문이 있다. 특산물 팔러 나오는 마을 사람을 위해 만들어 놓았는데 항상 열려 있다. 이 문을 나서 매화로를 건너면 바로 섬진강이다. 강변을 따라 섬진강 백사장을 밟을 수 있다. 휴게소 2층에 가면 전망대가 있다.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순천 톨게이트 기점(부산 방향으로) 39㎞.

# 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속초 방면) 동해를 품 안에

동해 고속도로 옥계휴게소 2층에는 골프 연습장이 있어 아빠들로부터 인기다.

경북 울진 방면에서 올라오는 귀경객은 꼭 한 번 들러야 할 곳이다. 검푸른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백사장이 길게 뻗어 있다. 아마도 경치만 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휴게소가 아닐까 싶다. 벤치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귀경길의 고단함 따위는 싹 씻긴다. 2층에 골프연습장이 있다. 퍼팅 2000원, 드라이버 3000원. 동해 톨게이트 기점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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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강릉·인천 방향) 아기자기한 정원

‘우리나라에 이런 휴게소가 있었나’ 할 정도로 고속도로 휴게소의 개념을 바꾼 곳이다. 작은 공원 모양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달려라 코코(KoKo)’. 훈련된 강아지와 함께 볼풀에서 뛰놀 수 있는 미니공간이다. 이용료 20분에 1만원. 아이들이 강아지와 뛰노는 동안 엄마·아빠에게는 덕평 숲길 산책을 권한다. 길이는 1㎞로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커피 한 잔 마시며 공연을 보고 있으면 휴게소가 아니라 한적한 휴양지에 온 느낌마저 든다. 서창 분기점 기점(강릉 방향으로) 88㎞.

#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통영 방면) 족욕으로 피로 푸세요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있는 인삼랜드 휴게소. 인삼을 달인 물로 족욕을 할 수 있는 휴게소다.


가족 모두가 좋아할 휴게소다. 어른은 족욕장을 가장 좋아한다. 화장실 옆 계단으로 내려가면 좌측 연못 앞에 있다. 인삼 달인 물을 채워 운전자의 피로를 풀게 해 준다. 단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물을 담아 두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사육장 구경을 시켜 주자. 호로새라고, 꿩처럼 생겼는데 서부 아프리카에서만 사는 새가 있다. 칠면조·토끼도 있고, 인공연못에 씨알 굵은 잉어도 산다. 철제 계단을 내려가면 2만3000㎡(약 7000평)의 구절초 밭이 나온다. 구절초는 20일께 만개할 예정이다. 하남 톨게이트 기점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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