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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경제] “바이러스 잡자” 구리 침대로 바꾼 아산병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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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손 닿는 곳마다 구리로 바꿔라.”

 올 7월 말 서울 아산병원 내과 중환자실에 떨어진 특명이다. 이에 따라 침대와 문 손잡이, 링거 스탠드, 수도꼭지를 비롯해 환자들이 많이 만지는 병원 기자재를 모두 동(銅) 제품으로 바꿨다. 이는 서울 아산병원과 국제동협회·LS니꼬동제련 등이 손잡고 진행 중인 동의 항균성에 대한 임상시험 과정의 하나다. 동이 각종 유해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없애는 성질이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동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과 가공업체인 풍산 등이 지난해 아산병원과 후원협약을 맺고 연구에 필요한 동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실험은 연말까지 진행된다. 1차 실험실 실험은 올 6월 끝났다. 업계 관계자는 “1차 실험 결과 동의 항균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의 항균성에 대한 실험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동이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병원 내 감염의 주 원인인 수퍼박테리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일본 기타사토 대학병원에서 유아 중환자실, 피부과 병동 기자재를 동 제품으로 바꾼 결과 병원 내 세균 감염률이 50% 이상 줄었다는 발표도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병원에선 동으로 실내를 꾸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의 오치아이 클리닉의 경우 병원 곳곳을 황동과 동합금 제품으로 꾸며 ‘동 병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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