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민국’ 누구 별명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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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FC 서울 팬들은 몬테네그로 공격수 데얀(30·사진)을 ‘데얀민국’이라고 부른다. 데얀이 K-리그 최고, 한국 최고의 용병이라는 찬사와 자부심이 담긴 별명이다.

 괜히 그런 별명이 붙은 게 아니다. 데얀은 지난달 27일 강원FC와 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며 한국 무대에서 100골을 넣는 기념비를 세웠다. 2007년 K-리그에 발을 내디딘 지 5시즌 만에 거둔 성과다. 외국인 선수로는 수원과 성남에서 뛰며 100골을 넣었던 샤샤에 이어 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그는 강원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유럽으로 떠났다. 몬테네그로 대표로 유로 2012 예선에 뛰기 위해서다. 그는 3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데얀을 8일 경기도 구리 FC서울 훈련장에서 만났다.

 -마침내 100골을 달성했다. 축하한다.

 “사실 100골을 넣었는지 몰랐다. 정말 기쁘다. 5시즌이 끝나기 전에 이뤘다. 이 정도면 아주 빨리 해낸 것 아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은 지난해 제주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넣은 골이다.”

 그 전까지 데얀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그러나 12월 1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 제주와 원정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13분 추격의 발판을 만드는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7분 김치우의 골로 서울은 극적으로 2-2로 비겼고, 2차전 홈에서 2-1로 승리해 10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아시아는 유럽에서 보면 매우 멀다. K-리그에 뛰면서 몬테네그로 대표로 뽑히기는 쉽지 않을 텐데.

 “내가 K-리그에서 거의 매 라운드 골을 넣고 있다는 소식은 몬테네그로에도 꾸준히 알려진다. 유럽에서도 한국 축구의 수준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K-리그에서 뛰는 게 절대 핸디캡은 아니다. 다만 거리상 멀 뿐이다.”

 데얀은 K-리그에서 뛰던 2008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현재 9경기에서 출장해 2골을 기록 중이다.

 -몬테네그로가 유로 2012 본선에 나갈 수 있는가.

 “우리는 기적을 만들고 있다. 거의 매 경기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베스트 11을 가동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한다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FC 서울의 사정이 허락한다면 10월에도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

 몬테네그로는 유로 2012 G조에서 잉글랜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잉글랜드(10월 7일), 스위스(10월 12일)와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이나 본선 직행이 가능한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다.

구리=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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