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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목재’ 거북선 일단 인수 후 제조업체에 23억원 손배청구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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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조선 수군의 대표적인 전투선인 판옥선(板屋船). 갑판에는 집처럼 생긴 판옥이 설치돼 있다. 경남도가 이 판옥선을 복원해 통영시 강구안에 정박해놨으나 외국 목재로 건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가 수입 목재로 복원된 거북선과 판옥선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로선 건조업체와 비용을 정산처리한 뒤 인수하고 계약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제의 거북선과 판옥선 각 1척은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전문가 고증을 거쳐 복원됐다. 1년2개월간의 건조 끝에 6월 건조업체가 있는 충남 서천 장항항에서 거제·통영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인수 단계에서 수입 목재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립산림과학원 시료 검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경남도와 통영해경에 따르면 목재의 80% 정도가 외국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북선·판옥선 건조에 들어간 예산 33억8000만원 가운데 이미 25억4000만원이 업체에 지급했고 8억4000만원은 미지급 상태다.

 경남도는 이에 따라 건조업체와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비용을 정산한 뒤 배를 인수하고 계약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 뒤 국산 대신 수입 목재가 사용된 경위를 설명하는 안내문을 거북선 등에 내걸고 대도민 사과도 검토하고 있다.

  재시공을 요구할 수 있지만 국내산 소나무 구입이 쉽지 않은 데다 재시공 때는 45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 건조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지급금 반환소송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세한 업체 사정 때문에 전액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 선수금 7억원과 계약보증금 6억원, 국산 소나무 대신 수입 목재 사용에 따른 차액 10억원 등 23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도는 이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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