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전세수요 배 늘었다

조인스랜드

입력

[권영은기자]

올해 전셋값 급등 뒤에는 전세거래량 급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수요의 지표인 만큼 그만큼 수요가 늘었다는 뜻이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만2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전세거래가 1만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6000여건과 비교했을 때, 2배에 달하는 수치로 전셋값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세 물량이 태부족인데 반해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 물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남·송파 거래량이 가장 두드러져

아파트 전세 거래는 겨울방학 이후 3월부터 진정세를 보이면서 거래량도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3월 1만2828건에서 4월 1만69건, 5월 9518건, 6월 8063건, 7월 8028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었다.

하지만 대치동 청실아파트와 우성아파트 등 강남의 재건축·리모델링 단지의 이주가 시작된 데다 명문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방학철 이사 수요가 몰리면서 여름철 비수기에도 전세 거래량이 줄어들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가을철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리 전셋집을 선점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도 거래건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역 별로는 강남·송파구의 전세 거래가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강남구 전세 거래량은 총 1만37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도 1만3007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북지역에서는 노원구가 1만1411건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거래량이 늘면서 전셋값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9.7% 상승했다. 이는 2002년(10.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상승률(7.1%)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하지만 전세 수요는 여전히 넘쳐나 이 같은 전세난이 계속될 경우 연간 상승률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 재계약금 상승률(2009년 8월 기준)도 지난달 23.9%로 2003년 5월 이후 8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권 전세거래 크게 늘어

실제로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43㎡형의 현재 전셋값은 9억4000만~9억6000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2억2000만~2억4000만원 가량 올랐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의 112㎡형도 배가량 올라 현재는 8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반포동 C공인 관계자는 "값이 오르면 거래가 줄어드는 게 시장의 논리이지만 대부분 재계약을 체결하거나 반전세도 받아들이는 추세여서 물건은 턱없이 모자라다"며 "특히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또 오른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인근의 송파구나 광진·강동·서초 등지로 진출하고 있어 전세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세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 수급은 한계가 있음에도 기존 세입자들의 정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신혼부부와 1~2인 가구 증가 등 신규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방학철 이사 수요가 진정되기도 전에 9~10월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당분간 전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야 전세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인상, 집값 상승의 기대감 하락, 보금자리주택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해 주택이 부족해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자료:국민은행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