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기전] 일 축구전문가 다무라 관전평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패인은 수비에 있다.

일본의 수비라인인 스리백 가운데 중앙 수비수(마쓰다)가 뒤로 너무 처져 있어 미드필드에 공간이 많이 생겼다. 스리백은 일자수비를 펴면서 나란히 전진.후퇴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없었다.

전반에는 김도훈에게 찬스를 많이 내줬다. 일본 수비의 약점을 한국이 간파하고 미드필드에서 중앙으로 넣어주는 스루패스로 찬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쓰다가 제대로 위치선정을 했다면 대부분 오프사이드에 걸렸을 것이다.

한국은 나카타에 대한 마크가 철저했다. 최성용.이영표 등 수비수가 돌아가며 맡으면서 체력을 안배했다. 후반 초반은 일본 페이스였지만 전반에 나타났던 수비의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아 공격이 힘을 받지 못했다. 일본 축구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 다른 패인을 꼽자면 일본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J리그에서 보름동안 네 경기를 뛰고 서울에 와 체력 부담이 컸다.

한국팀은 특정 경기(한.일전)에는 집중력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홍명보의 리드로 수비가 탄탄하게 공격을 뒷받침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은 전술면에서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한국이 이기긴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비긴 경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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