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 전곡 첫 해외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6백년 조선왕조의 역사를 간직한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전곡이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이 '영혼의 소리' 라는 제목으로 25일 오후 7시 일본 도쿄(東京)유라쿠조(有樂町)아사히(朝日)홀(6백38석)에서 공연하는 것.

지금까지 국악원의 해외 나들이 공연이 '상품성' 을 고려해 다양한 소품.발췌곡을 옴니버스 스타일로 엮은 프로그램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공연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단일 종목을 상품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월 아사히 신문의 아시아 예술단체 초청 시리즈로 종묘제례악의 일부를 공연했는데 반응이 좋아 전곡 공연을 추진하게 된 것.

입장권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4천5백엔(약 4만7천원)이라는 싸지 않은 가격에도 공연을 5일 앞둔 지난 20일 현재 90%가 넘게 팔렸다.

26일에는 무고.수제천.태평가 등 국내에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궁중 연례악과 가곡 등을 선보인다.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최근 외국인들도 한국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커지면서 종묘제례악과 같이 장중하면서도 색다른 공연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며 "이번에는 음악만 연주하지만 앞으로는 제례의식까지 포함해 종묘제례악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만들겠다" 고 말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종묘에서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례를 지낼 때 연주했던 음악. 고려 향악을 모태로 세종이 창작했으며 선왕의 문덕(文德)을 기리는 보태평(保太平)과 무공(武功)을 기리는 정대업(定大業)이 각 11곡씩 모두 22곡으로 구성돼 있다.

1964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지만 국내에서도 매년 한두 차례 정도 공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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