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약고’ 신장서 엑스포 … 테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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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투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변방의 화약고’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일대를 ‘신실크로드 경제·무역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확대함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면서 신장 자치구의 경제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소수민족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1일 리커창(李克强·이극강)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직접 참석한 가운데 신장자치구 중심도시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닷새 일정으로 ‘제1회 중국·유라시아 박람회’를 시작했다. 우루무치에선 지난 19년 동안 경제·무역박람회가 열려 왔으나 이번에 규모를 크게 확대해 세계적 규모의 박람회로 발전시켰다.

 중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상당히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차기 주자 중 한 명인 리커창 부총리가 직접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로자 오툰바예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아비드 샤리포프 아제르바이잔 부통령, 아세트 이세케셰프 카자흐스탄 총리대리 등 다수의 귀빈이 참석했다. 리 부총리는 하루 전에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을 만났다. 중국 정부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우루무치를 러시아·카자흐스탄·파키스탄 등지를 잇는 경제·무역의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이 박람회에는 30개국에서 5만여 명의 기업인·정치인이 찾을 것으로 중국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보안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박람회가 열리는 우루무치 외곽의 행사장에는 개막 이틀 전부터 무장 경찰이 촘촘하게 배치됐고 행사장 출입구에는 특수기동대(SWAT)가 경비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찰 당국은 우루무치와 그 주변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고,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지에서 우루무치로 향하는 항공편에 강도 높은 보안 검사를 하고 있다.

 장춘셴(張春賢·장춘현) 신장자치구 당 서기는 최근 테러세력, 민족분열세력, 극단적 종교세력을 3대 악으로 규정하고 이런 세력에 맞설 수 있도록 지역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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