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황 분석] 외국인 돌아왔나 … 코스피 6일 연속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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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1일 코스피 시장은 0.59포인트(0.03%) 오른 1880.7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오른 것이다.

 이날 시장의 상승 에너지는 사흘 연속 매수세를 펼친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나왔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1조9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7월 8일(1조7200억원) 이후 외국인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최대다.

이들이 쓸어담은 주식은 한국의 간판업종 우량주였다. 코스피 시장의 ‘대장주(大將株)’로 불리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2708억원)와 2위 현대자동차(1088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48포인트(2.6%) 급등하며 1900선을 뚫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선전으로 시장 에너지가 강렬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냉담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더 높이 날지 못한 이유다. 이날 오후가 되자 개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 주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수의 흐름은 반전했고 오전의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날 개인은 결국 684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틀 연속 ‘팔자’였다. 기관도 내다 판 주식이 사들인 주식보다 2689억원 많았다.

 특히 증시가 주저앉을 때마다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던 연기금과 우정사업본부도 차익 실현에 동참했다. 이날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정부 기관은 1000억원을, 연기금은 31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투자자의 행보에 모아진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기 시작한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단 이틀(16, 24일)을 제외하고 한 달 가까이 ‘팔자’ 주문을 쏟아냈다. 그 사이 순매도한 주식만 5조3375억원어치다.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인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외국인의 매물 폭탄이었던 셈이다.

 외국인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에 나서 유럽 재정위기가 잠정적으로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계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환류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 투자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최근의 흐름은 외국인 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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