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소형 트랜지스터 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미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집적도를 최고1만배까지 높일 수 있는 세계 최소형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임지순.48) 교수팀과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 물리학과 마이클 S. 퓨러 교수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21일자)''에 발표한 논문(Crossed Nanotube Junctions)에서 10나노미터(㎚:나노미터는 10억분의1m) 크기의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임교수는 탄소나노튜브를 십자형으로 배열하면 탄소나노튜브가 겹치는 부분이 트랜지스터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입증했으며 미국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만으로 이루어진 대롱 모양의 신물질로 그 직경이 몇 나노미터 수준이며 98년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 제작이 처음 보고됐으나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게이트가 탄소나노튜브보다 100배 이상 커서 실제 트랜지스터전체 크기를 소형화하는데는 실패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두개의 탄소나노튜브를 십자모양으로 서로 배열할 때 생기는 10 평방나노미터 정도의 겹치는 부분이 완벽한 트랜지스터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10평방나노미터는 1㎠의 1조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로 이 트랜지스터를 산업화하는데 성공하면 현재 상용화된 최첨단 반도체인 256KD램보다 집적도가 1만배 높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임 교수는 21일 "실리콘과 금속을 이용한 현재의 반도체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탄소나토튜브는 아직 상용화가 어렵긴 하지만 실리콘 반도체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미래기술"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이론적 측면에서는 우리가 계속 세계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실험이 따라주지 못해 아쉽다"며 "이론 및 아이디어의 제안보다 이제는 실제 소자 제작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