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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황강댐 방어용 군남댐, 생태관광지 됐다

중앙일보

입력

물고기가 군남댐의 상·하류를 지나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이 420m의 ‘어도(魚道)’.


28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과 왕징면 경계의 임진강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 13개의 수문이 설치된 댐 위로 난 왕복2차로의 끝 지점 댐과 맞닿은 하류에 2만5000㎡ 규모의 ‘어도(魚道) 생태공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댐으로 인해 막힌 물고기의 이동 통로를 내는 것이다. 경사나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어도는 폭 4∼6m, 길이 420m 규모다.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 정학동 공사팀장은 “국내 댐 중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이곳 자연하천형 어도에서는 물고기들이 댐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황강댐의 방류에 대비해 방어용 댐으로 건설된 군남댐이 친환경 생태관광 명소로 탈바꿈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0월 26일 군남댐 부대시설 조성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어도생태공원 외에도 두루미 테마파크 공원(1만9000㎡), 두루미 대체서식지(3곳·11만5000㎡), 생태습지(2곳·7만4000㎡) 등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은 95%다. 전체 댐 공사비는 3787억원이며 이 중 어도생태공원 등 부대시설 사업비는 544억원이다. 전액 국비가 투입됐다.


 이곳에 생태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이유는 군남면 일대 임진강변이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100여 마리가 겨울을 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생태공원을 조성하면 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하고 관광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수자원공사의 판단이었다.

두루미 테마파크 공원에는 두루미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관람시설과 전망대·휴식시설 등이 들어선다. 또 댐 상류 지역 두루미 월동지인 빙애여울과 장군여울 주변에는 두루미를 위한 대체 서식지도 조성했다. 겨울철 댐에 물을 채우면 두루미가 사는 수심이 얕은 여울이 잠길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대체 서식지에는 두루미 먹이가 될 수 있는 방동사니·올방개 같은 식물을 심고 강자갈을 깔아 두루미 잠자리도 마련했다.

 또 안보관광지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대형 태극기(가로 23m·세로 15m)를 댐 정상에 설치하고 야간 경관조명도 비출 예정이다. 주민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석우(54) 한탄강지키기운동본부 기획이사는 “두루미 테마파크 공원 등이 개장돼 군남댐 일대가 안보 및 생태관광 명소로 변모하면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전익진 기자

◆군남댐=북한 황강댐의 무단 방류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에 건설된 대응댐이다. 높이 26m, 길이 658m에 총저수용량 7100만t 규모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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