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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 누수, 외교문제로 확대

중앙일보

입력

동아건설이 80년대 후반 리비아에 시공한 대수로에서 누수현상이 발생, 리비아가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정부에 중재를 촉구하고 나서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아건설이 80년대 후반 리비아 남동부 도시 타제로보와 아즈다비아 중간지역에 건설한 대수로 3곳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잇따라 누수현상이 발생, 리비아 대수로청과 동아측이 공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아는 이들 지역의 대수로 수로관에서 지난해 8, 9월과 올해 1월 연쇄 누수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현재 리비아 발주처가 자체 선정한 조사기관과 동아측의 의뢰를 받은 호주 EPR, 캐나다 CCT사 등이 각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비아 대수로청 알 가우더 장관은 누수사고와 관련, 허방빈 주리비아 한국대사까지 불러 동아건설측이 하자보수에 나서도록 한국정부가 개입, 중재해줄것을 촉구했다고 동아측은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동아건설에 대해 설계수명(Design Life)을 들어 50년간의 하자보수 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동아건설은 완공후 인도시점으로 부터 1년간을 하자보수 책임기간이라고 반박,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동아건설과 리비아측이 직접적인 당사자라는 이유를 들어 개입과 중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있어 앞으로의 사태해결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동아건설 이창복사장은 “대수로 수로관의 이음매 부분이 부식되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리비아측이 지정 감리업체인 브라운 앤 루트사(Brown & Root)의 보고를 받고서도 부적절하게 대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 이번 누수사고가 동아의 부실시공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또 지난 8일과 10일 리비아 현지에서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고 밝히고 다음달 말까지는 리비아측과 동아의 고위급 접촉이 개최되고 이번 사고의 최종 조사결과도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는 누수사고 발생지역 외에 추가적인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동종의 수로관이 매설된 구간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이는 한편 이번 사고를둘러싼 공방전이 국제법정으로 번질 경우에 대비, 실무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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