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m도 이변 … 베켈레 5연속 우승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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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1만m 우승자 이브라힘 제일란.

에티오피아의 이브라힘 제일란(23)이 남자 1만m 챔피언이 됐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의 전설은 대구에서 막을 내렸다. 제일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27분13초81의 기록으로 영국의 모하메드 파라를 제치고 우승했다. 2006년 세계주니어대회 1만m 챔피언이자 2008년 세계 주니어 크로스컨트리대회 우승자인 제일란은 이날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레이스에서 마지막 바퀴까지 파라에게 뒤져 2위에 머무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4코너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더하더니 결승선 불과 50m 앞에서 극적인 추월에 성공했다. 제일란의 우승으로 에티오피아는 2003년 파리 대회부터 5회 연속 세계대회 1만m를 석권했다.

 소말리아 출신으로 영국으로 귀화, 유럽 최강자로 떠오른 파라는 마지막 50m를 견디지 못해 금메달을 내줬다.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의무를 대회 이후로 미룰 만큼 우승을 갈구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동메달은 27분19초14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의 이마네 메르가에게 돌아갔다.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이 종목을 4회 연속 제패한 베켈레는 10바퀴를 남겨둔 채 트랙을 벗어났다. 2004 아테네 올림픽(1만m)과 2008 베이징 올림픽(5000m·1만m)에서 금메달 3개, 2003 파리 세계선수권부터 5000m와 1만m에서 금메달 5개를 휩쓴 그의 기록행진은 대구에서 멈췄다.

대구=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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