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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사재 5000억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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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정몽구 회장

정몽구(73)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재 5000억원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이사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에 출연한다. 정 회장이 보유한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주식(지분율 7.02%)을 해비치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정 회장은 2006년 7년간에 걸쳐 1조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했으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1500억원을 이 재단에 기부했다.

 정 회장의 기부는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26일 종가(19만원)가 기준이다. 총 263만1579주가 정 회장에게서 해비치재단으로 넘어가게 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은 18.11%에서 11.09%가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31.88%)이고 현대차가 4.88%를 갖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남은 일생 동안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해비치재단은 저소득층 인재 지원을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저소득층 우수 인재 육성 전문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체육 분야 저소득층 우수 인재 양성 ▶국가 유공자 자녀 교육 지원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 발굴이 주요 내용이다.

 정 회장의 해비치재단 기부는 순수 개인 기부 규모로 사상 최대다. 삼성은 2006년 그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이 합쳐 8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범현대가를 중심으로 이달 초 5000억원 규모로 만들어지는 아산나눔복지재단에 2000억원을 냈다.

 이 같은 현대가의 통 큰 기부로 31일 30대 그룹 총수의 청와대 회동을 전후해 대기업들의 사재 출연 붐이 일지 주목된다. 삼성은 1965년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해 문화 보존과 문예진흥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호암재단 등을 통해 사회복지사업의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 LG는 1991년 LG복지재단을 세웠다. 지금까지 출연된 금액은 4600억원.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재단을 지원하고 있으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한 개씩의 보육시설을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한다. SK의 경우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 도시락을 제공하는 ‘행복 도시락’ 사업과 ‘행복한 학교’ 사업, 대학생 자원봉사단 ‘서니(Sunny)’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 있다.

김태진 기자

◆해비치재단=정몽구 회장이 평소의 사회공헌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2007년 설립했다. 교통사고 피해 가정 장학지원과 다문화가정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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