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력 시장도 주가폭락 충격파

중앙일보

입력

천정부지로 치솟던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술 인력들의 몸값이 미국 주가폭락과 함께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한데다 자신들이 받을 스톡옵션의 주식가치마저 형편없이 추락한 탓이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수많은 벤처투자자들과 닷컴회사들이 싼값에 첨단인력과 능력있는 최고경영자 헌팅에 나서고 있다.

이와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7일 미국의 주가폭락이 결과적으로 실리콘밸리 인력시장에 유연성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회사인 ''시코아 캐피털'' 의 마이클 모리츠는 최근 인터넷전문가 한명을 스카우트 하는데 성공했는데 이 전문가는 회사주가가 자신이 받은 스탁옵션 주식가격 보다 떨어지자 곧바로 모리츠의 제의를 받아 들인 것. 물론 조건은 현재 근무하는 회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가능했다는게 그의 설명.

반독점법위반 판결을 받은후 주가가 3분의1이나 폭락한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의 기술인력들도 벤처투자자들의 집중 스카우트 대상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투자하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최근 MS의 첨단인력들을 채용하기 위해 손길을 뻗치고 있다고 미국언론들이 보도했다.

MS판결 여파로 소프트웨어 산업에 근무하는 첨단인력들도 동요하기는 마찬가지. 즉 끼워팔기와 같은 영업이 관례화돼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MS와 같은 반독점법위반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인 아더 앤더슨의 최고경영자(CEO)인 조지 샤힌은 최근 온라인 식료품판매회사인 ''웹반'' 으로 자리를 옮겼다.

웹반이 최근 3개월동안 계속해서 수익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지만 벤처전문가들은 주가폭락으로 컨설팅산업도 전망이 밝지 않아 그의 이직을 재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록스사가 운영하는 실리콘밸리 연구센터인 ''팔로 알토 파르크'' 는 최근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하는 젊은 첨단인력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이미 상당수가 전통 제조업체로 이직을 결정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연구소측은 다시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젊은 두뇌들을 채용하려 하고 있으나 관심은 미미하다.

이 연구소의 존 실리 브라원 소장은 "일단 우량 탓컴사들이 가려지고 회사가치가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첨단인력들의 이직을 막기는 역부족" 이라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