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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푸둥개발 10년] 논밭 빌딩숲으로

중앙일보

입력

상하이(上海)의 신개발지 푸둥(浦東)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끝없는 고층빌딩 숲. 외관상으론 홍콩을 제쳤다는 말도 있다.

4백21m 높이의 진마오(金茂)빌딩으론 양이 차지 않아 4백60m의 상하이 세계 금융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세계 최고(最高)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런 푸둥이 10년전만 해도 한낱 논밭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선뜻 믿기지 않는다.

중국정부가 '푸둥 개발개방(開發開放)' 을 선포한지 18일로 10주년이 된다. 1단계인 1991~95년에 푸둥은 2백50억위안(약 3조원)을 투자, 난푸(南浦)대교 완공 등 교통.통신.에너지의 10대 기초시설을 갖췄다.

2단계(96~2000년)인 현재 1천억위안(약 12조원)을 들여 항공.정보.항만기지 등 3대 중점 기지를 건설 중이다. 2001~2030년으로 잡힌 3단계에서는 이런 기초위에 전면적인 개발이 진행된다.

푸둥은 이제 상하이 GDP의 5분의1, 수출액의 4분의1, 외자유치의 3분의1을 담당하는 경제 중심지로 우뚝 솟았다. 90년 60억위안이던 푸둥의 GDP는 지난해 8백억위안으로 치솟았다. 연평균 21%의 고도성장이다. 지난해말 현재 67개국 5천9백42개 외자기업이 몰려 있는 국제도시의 면모도 갖고 있다.

푸둥은 무역과 금융, 하이테크 산업의 중국 선두주자가 되는 게 꿈이다. 그래서 루자주이(陸家嘴)금융무역구.진차오(金橋)수출가공구.와이가오차오(外高橋)보세구.창장(長江)하이테크구 등 4개의 소구역별로 나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푸둥은 상하이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나 면적이 5백22㎢(서울의 86%)이고 현재 1백50만명의 인구는 2010년께 2백30만명으로 늘어난다.

푸둥이 풀어야 할 문제 또한 적지 않다. 단기적인 난제는 부동산의 거품 극복과 기간시설 확충이다. 거액의 은행빚을 내 빌딩은 많이 지었지만 사무실의 반이 비어 있다. 외국인 거주를 위한 편의시설과 상하이 구도심으로 이어지는 교통망도 부족하다.

장기적인 문제로는 외자의 유입 감소다. 상하이 무역관의 이종일(李鍾一)관장에 따르면 97년 54억달러(약 6조원)에 이르렀던 외자유치(계약기준)는 98년 32억달러, 99년 20억7천만달러로 급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안화 절하와 금융계 인사의 난맥상을 불안하게 보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정부와 상하이 시정부는 오는 20일 푸둥에 국내외 경제계 인사 3백명 가량을 초청해 세미나를 연다. '푸둥 개발개방 전략 토론회' 에서는 지난 10년간의 발전상황과 21세기에 맞춘 새 발전 전략을 모색한다.

푸둥의 성공과 실패는 중국 인구의 37%와 중국 GDP의 40%를 맡는 양쯔강 유역 70여개 도시의 성공과 실패로 이어진다. 장쩌민(江澤民)주석이 지난 10년간 열차례나 상하이를 방문, 푸둥을 챙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푸둥의 미래가 바로 중국의 미래라 할 수 있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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