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일문일답] "미 증시 폭락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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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은 17일 미국 증시의 폭락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경제는 미국경제와는 달리 경기과열이나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없이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증시와 동조화현상을 보이는 국내 증시대책은

▶우리 경제는 미국과 달리 위기극복후 회복단계에 있으며 어떤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폭락에 대해 우려하거나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증권시장의 건전화와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 증시폭락과 관련한 대책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국내 투자자의 대응책은

▶투자자와 증권사, 국민 모두가 외부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안정을 위해 책임을 지고 지도력을 발휘해야한다. 지난 98년에는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금융시장이 붕괴되고 기업의 연쇄부도가 이어졌지만 작년 대우사태때는 시장참여자의 협조로 무리없이 넘어간 것을 생각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국 주가 폭락으로 제일 먼저 지난 15일 대만의 증시가 5% 정도 떨어지고 오늘(17일) 뉴질랜드 5%, 일본 9%, 싱가포르 8% 안팎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코스닥시장은 한때 10%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마비되기도 했다. 그러나 큰 매도세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거래 자체가 부진한 가운데 주가만 하락해 관망장세라는 판단이 든다.

-미국 증시폭락의 원인은

▶미국 경제의 호황국면이 지속되면서 인플레가 우려됐다. 금리 인상 전망과 함께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버블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향후 전망은

▶미국의 인플레는 적절히 조절되고 있으며 펀더멘틀즈는 건전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 올해에는 미국 대통령선거와 상하원 선거가 있어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시장참여자들이 파국으로 이끄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며 나스닥은 지수 2천900, 다우지수는 1만선에서 심리적 저지선이 형성될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없나

▶선거전부터 외국인은 순매도로 방향을 전환했다. 선거후 개혁문제가 영향을 미쳤지만 관망세에 그친 순매도였고 (국외로 자금을) 가지고 나간 흔적은 없다.외국의 펀드가 우리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미국 증시폭락이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 이상의 행동을 우리에게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총선이후 개혁후퇴의 우려가 제기되는데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1당이 안됐지만 국민이 정부의 위기극복과 경제개혁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고 구조개혁을 정치적 논리에 의한 변질이나 속도 완화없이 당초 계획대로 적극 추진하겠다. 또 지난 10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불법행위나 사회질서 문란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은

▶거시경제의 목표를 물가와 금리안정에 두고 있으며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하겠다. 4월중순까지 물가상승률은 전월대비 0.4% 떨어졌고 작년 연말대비 0.3%, 작년 동월대비 0.9%가 떨어졌다. 임금과 공공요금이 불안하지만 물가 상승이나 인플레 요인은 좌시하지 않겠다. 또 올해 국제수지는 원유수입가 부담이 있지만 120억달러 달성에 지장이 없다.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은

▶은행 대부분이 대손 충당금을 쌓았고 금년에는 자기자본비율(BIS) 10% 달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이익도 낼 것이다. 항간에는 정부 소유 은행주식을 매각해 은행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감자한다는 말이 있으나 이를 고려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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