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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에 버섯나오면 민망하다" 청소년 유해판정 여성부에 비난 폭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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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에 버섯이 나오면 민망하다." "비가 오면 술 생각이 나니 비 오는 날도 19금으로 정하라."

24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열린발언대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불만이다. 최근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청보위)가 술과 담배 등의 노랫말이 들어간 대중 가요에 19세 미만 청취 불가 판정을 내린데 대한 반발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 "표현자유를 침해하는 건 양심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나현수씨는 "우리나라의 고전문학부터 현대문학까지 제대로 심의해달라"며 "국어 교과서에 술과 담배가 들어간 문학이 상당하다"고 적었다. 이재완씨는 "비가 오는 날도 19금으로 해달라. 비가 오면 술 생각이 난다"고 비꼬았다. 최정수씨는 '잣대도 없고 줏대도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남들 다 보는 TV에 술·담배 보이면 19금 붙여야 되고, 남들 다 가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에 술·담배 있으니까 19금 붙여야 하는가"라고 썼다.

주진욱씨는 "노래 '아메리카노'가 19금이면 다른 곡들도 유해물 판정 나야 한다"며 "GG-바람났어(유부남이 클럽 가서), 달샤벳-블링블링(청소년들이 명품에 빠질 수 있어서), 걸스데이-한번만 안아줘(안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서)"라고 적었다. 이관택씨는 "학교 급식에 버섯이 나오면 민망하다. 여자 친구들도 함께 먹는데 부끄러워서 같이 못 먹겠다"며 비꼬는 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라" "여성부라 쓰고 사리사욕이라 읽는다" "여성가족부에 들어간 내 세금을 돌려달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가족부가 일부 네티즌의 글을 삭제하는 등 대응에 나서자 이에 항의하는 비난글도 폭주하고 있다.

청보위는 그룹 10㎝의 노래 '아메리카노'와 2PM의 '핸즈업'에 대해 각각 "이쁜 여자와 담배 피고" "술 한잔을 다 같이 들이킬게"라는 노랫말이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권한다는 이유에서 청소년 유해물로 판정했다. 원곡을 편곡해 MBC '나는 가수다'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장혜진의 '술이야'와 김조한의 '취중진담'도 같은 이유로 이런 판정을 받았다.

청보위는 이에 앞서 6월엔 '세시봉' 열풍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장희의 1970년대 히트곡 '한잔의 추억' 중 "마시자 한잔의 추억, 마시자 한잔의 술, 마셔버리자"라는 가사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물 판정을 내렸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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