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협회 개선책 불구 판정시비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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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의 심판 복지정책에도 불구하고 동대문야구장이 또 한번 판정시비로 얼룩졌다.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 연세대와 경희대의 결승전이 벌어진 14일 동대문구장.

연세대가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의 찬스에서 7번타자 황이갑이 유격수쪽 땅볼을 날렸다.

경희대 내야진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플레이를 시도했지만 누가봐도 타자 주자가 공보다 먼저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간 상태.

그러나 권영익 1루심은 우렁찬 목소리로 아웃을 선언했고 황준형 연세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득달같이 뛰어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한 번 내린 판정은 뒤집어지지 않았다.

심판도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 할 수 도 있지만 권영익 심판은 지난 달 31일 한양대-대불대전에서 보크 규정을 잘못 적용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 권영익 심판은 유독 경희대의 경기에 자주 투입돼 의구심이 일고 있다.

협회는 특정 심판이 특정 학교의 경기에 잇따라 투입되는 것을 내규로 막고 있지만 권영익씨는 이번 대회 들어 경희대가 치른 8경기 중에 무려 5차례나 출전했다.

이와 관련 엄창주 심판이사는 "심판 수는 모자라는데 동대문과 청주 구장으로 나눠 대회를 치르다 보니 중복 투입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지만 연세대 측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 특기생 진학 비리에 연루돼 일부 심판들이 검찰조사를 받자 협회는 올시즌을 앞두고 심판들의 경기당 출전 수당을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하고 비시즌에는 50만원의 연구비도 지급하겠다고 '당근 작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동대문구장에는 지난 해와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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