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두 달 새 주식담보 수백억 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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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태원(51·사진) SK그룹 회장이 최근 두 달 새 그룹의 실질적 지배회사인 SK C&C 주식을 담보로 수백억원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K C&C가 22일 전자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최 회장은 17일 SK C&C 주식 66만 주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에 앞서 올 6월 24일에도 45만 주에 대해 한투증권과 담보 대출 계약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만기가 돌아온 빚을 갚기 위해 담보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1998~2003년 약 10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고, 2003년 외국 투기자본인 소버린 자산운용으로부터 ㈜SK(현 SK이노베이션) 경영권을 지키려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빚을 많이 져 이를 갚아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SK그룹과 한투증권은 최 회장이 이번에 얼마를 빌렸는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투증권 규정상 SK C&C 주식은 전날 종가의 55%까지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최 회장이 빌린 돈은 최대 8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투증권 측은 “주식 가치의 55%가 아니라 30%만 대출해 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SK C&C는 기업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해주는 정보기술(IT) 회사로, 그룹 지주 회사인 SK㈜ 지분 31.8%를 보유했다. 최 회장은 SK C&C 주식 총 2225만 주(지분율 44.5%)를 갖고 있다. 이번에 담보로 맡긴 111만 주는 최 회장 보유분의 5%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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